2015-04-18

대구도시철도 3호선 무료시승 후기

 몇일전 인터넷에서 18일부터 20일까지 도시철도 3호선 무료시승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전에 밀린빨래랑 집안청소 좀 하고 집근처 대백프라자 앞 대봉교역을 들렸다. 가기전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놀이기구마냥 긴 줄을 서서 탈거라 예상했건만 막상 12시 좀 넘어 갔을때는 평소 보던 지하철 1,2호선 사람들 숫자마냥 얼마 없어서 의아했다..

 역사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1층에서 표를 끊고(무료시승 3일간은 그냥 통과) 2층 승강장에서 철도를 이용하면 된다. 저멀리 열차가 들어오는데 모양새가 마치 노란 애벌레가 기어오는 듯한 모습이어서 그리 멋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매일 기차로 출퇴근을 하다보니 익숙한 기차마냥 무궁화처럼 우렁찬 모습이나 itx 새마을처럼 날렵함을 기대했었는데^^;

 스무스하게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3량의 기차에는 이미 포화상태였다. 그나마 대봉교역이라 옆 대백프라자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몇명이 내려서 끼여 탈수는 있었다. 그렇게 출입문에 바짝붙여 출발하는데 역을 벗어나자 갑자기 두려움이 느껴진다.. 출입문 아래에 아무 발판도 없이 아래 차들 지붕만 덩그러니 보인다. 그렇다고 열차라 안정적으로 가는것도 아니고 약간씩 좌우로 흔들리는게 느껴지는데 열차안 사진은 못 찍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지하철같은 경우는 빠른 속도라고 느껴져도 손잡이를 안잡고 가거나 반대편 출입문에 기대어 가는 경우가 흔했는데 첫 시승이라 그럴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좀 무서웠다.. 만약 중간에 돌반 상황이 발생되어 열차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대피할 공간이 없다는건 그자체가 공포가 아닐까 걱정스럽다.

 대봉교역에서 타서 종점가지 가고 싶었으나 꼬맹이를 데리고온 가족손님들도 많이 보이고 해서 한정거장에 잠시 내렸다가 뒤따라 오는 다음 열차를 이용해보았다. 배차간격이 7분이라 하는데 생각보다 더 빨리 오는것 같았다. 아마도 몇 백미터 전 정류장이 보이는데다 열차 앞 헤드라이트가 있어서 보고 있으니 더 빨리 오는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그다음 열차도 만원열차.. 빽빽하게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할수 없이 또 그다음 열차를 기다리는데 건너편에서 무슨 로보캅 폴리인가? 기차가 들어온다면서 혼잡하다는데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랩핑된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꼬마손님들을 위한 서비스인가 보다.. 하루에 14번인가 운행한다고 하는데 운좋게 볼수 있었다. 잠시후 도착하는 열차를 타고 수성구민운동장역에 도착하는데 그곳은 90도 커브도는 노선이다. 열차가 오른쪽으로 살짝 기우는 느낌이 드니 갑자기 더 무서운 느낌이 든다;; 그렇게 승강장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커브도는 열차들 영상을 찍은다음 다시 반대방향을 타고 대백프라자로 갈까하다가 오는 열차 역시 만원열차.. 가만히 보니 인기있는 곳(쇼핑, 관광등..)은 내리고 타고 하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있어서 바로 탈수 있는데 별 볼거리가 없는 곳은 나중에 정식 개통하더라도 과연 3량밖에 안되는 열차에 탈수나 있을까라는 걱정이 생긴다. 적어도 4~5칸을 만들어 1,2호선처럼 10분 정도 간격으로 운행해도 될텐데 3량은 너무 적은게 아닌가 싶다..

 2번정도 열차를 또 보낸뒤 그냥 운동삼아 그전 수성시장역까지 걸어가면서 레일 아래서 열차를 올려다 봤는데 맙소사 열차 아래엔 아무런 대피장소가 없다는게 아래서 봐도 아찔햅보였다. 이부분은 나중에 곳곳에 대피장소를 만들거나 열차안에서 바닥을 어느정도 나오게 만들어 시각적인 안정감을 줬으면 한다. 발아래 아무런 발판이 없다는게 은근히 무섭다.

 수성시장역에서 마침 들어오는 열차에 끼여 신천냇가를 지나 다시 대봉교역에 내리는데 무언가 재미있다는 생각과 조금더 보완이 필요해보인다는 생각 절반씩을 가지고 내렸다.
 내리는데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길래 뭔가싶어 봤더니 천정에서 물이 세는지 TV 스크린에도 물기가 흐른 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거 첫 개통식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라는 아쉬움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이용하는 사람들이 조금 줄어들겠지라는 일말의 생각을 가지고 내일 한번더 도전해보려 한다. 그동안 대중교통이 불편했던 수성구와 칠곡을 시원스레 연결시켜주는 도시철도 3호선, 속도보다도 안정성을 우선으로 무사고로 시민들의 발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 오늘 시승해본 역은 대봉교역, 수성시장역, 수성구민운동장역이다. 공사중일때는 도로 한중앙에 정류장을 만들다니 너무 한게 아닌가 우려했지만 다 만들고 보니 나름 주변과 잘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역사때문에 주변 일부건물에는 햇볕을 못 받는곳도 있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대봉교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스크린을 보는데 천정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이미 한바탕 했는지 안내스크린에는 물이 흐른 자국이 남아 있었다. 조금만 기다리니 금방 열차가 도착했다. 열차는 기본 노랑색에 물포럼 랩핑한 열차도 있고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랩핑한 열차도 있었다.


▷ 열차가 낮익은 소리로 승강장을 빠져나가니 웁스 바로아래 도로가 한눈에 보인다. 안전하게 가는것도 아니고 좌우로 조금씩 흔들흔들 거리는탓에 열차안 사람들은 전부 손잡이를 꼭 붙잡고 있었다.. 이건뭐 놀이기구 타는것도 아니고 시각적인 안정성 때문이라도 레일 옆에 구조물을 부착하여 도로를 어느정도 가려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위급상황시 대피할 공간도 있어야 할 것이다.


▷ 내려서 레일을 올려다 봤다. 레일 옆에는 아무런 대피시설도 없었다. 위급상황이 생기면 119 사다리차가 올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가.. 그리고 도로옆 주택가를 지나기 때문에 건물 옥상이 보이는데 예전 대구마라톤때처럼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이제 광고도 도로가가 아니라 지붕에다 해야 효과적인 시대가 온듯 하다.


▷ 수성구청운동장역에 도착하여 열차를 기다리는데 2번다 만원열차라 허탕치고 운동삼아 수성시장역까지 걸어갔다. 주변에 쇼핑이나 관광지가 있으면 어느정도 내리고 타고 균형이 맞는데 생뚱맞게 주택지역이다보니 타는 사람만 있고 내리는 사람은 없으니 이번열차도 만원, 다음 열차도 만원열차였다.. 이부분은 버스처럼 내릴사람이 있을경우 벨을 눌러 정차한다거나 없을시 무정차 통과하여 시간을 단축시키는등 여러가지 방법이 필요해 보였다.

 수성구 종점에서 칠곡 종점까지 48분만에 도착한다고 한다. 1호선과 환승되는 역은 명덕역이고, 2호선과 환승되는 역은 신남역(서문시장)이다. 조렇게 명덕, 반월당, 신남 안에 있는 곳은 땅값 많이 올랐을것 같다..


▷ 승강장에 기다리다 애니메이션이 랩핑된 열차도 볼수 있었다. 무료시승중이라도 곳곳에 안전요원이 있었는데 그분들도 잠시 쉬는 시간에 일부 사람들이 저렇게 승강장에 기대어 있었는데 조금 위험해 보였다. 차라리 이중으로 난간을 만들어 기대더라도 열차와 충돌사고가 나지않게끔 어느정도 공간을 띄워야 할 것같다.


▷ 열차 승강장에 화살표가 타는곳 가운데, 내리는곳 양쪽 2곳으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1층으로 내려가는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분산하여 내리는것 보다 그냥 각각 타고 내리는 것으로 바뀌어야 할것 같다. 내리는 곳은 바로 앞에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니 빨리 내릴것 이고 타는 곳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니 빨리 오르기 때문이다. 저렇게 표시해두면 내리는데 시간이 제법 소모되어 열차가 연착할수 밖에 없을것 같다.


▷ 수성시장에서 대봉교역까지 이동하며 GPS를 기록해보았다. 대략 1킬로미터 정도 거리에 2분정도 소요되었다. 전체 30개 역이라던데 실제 운행하게 되면 엄청나게 연착될거 같다; 그래도 속도보다 안전성을 우선시 해주었으면 한다.

+ 무료시승 첫날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촬영한 영상들..
  커브도는게 외부에서 봐도 한쪽으로 기우는게 보인다. 그리고 주행중에도 계속 좌우로 흔들흔들 거리는데 밖에서 보니 꽤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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