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간 인터넷 끊김문제로 집에만 붙어있다가 바깥 날씨가 너무 좋아 바람쐬러 가야지 가야지 미루다가 결국 연휴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등산을 다녀올수 있었다.
(사실 오늘이 평일이라 열차 정기권을 사용할수 있는 날이다. 오늘이 마침 마지막 날이고 해서 그냥 묵히기 아쉬워 겸사겸사 구미를 다녀왔다)
▷ 150516 구미 금오산 등산
일년에 한두번 꼭 금오산을 올라가는데 올해는 벌써 두번째다.
지난번에는 친구와 같이 올라가서 친구 페이스를 맞춰주느라 느릿느릿 한걸음걷고 쉬고 해서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카메라 찍으며 올라가다보니 1시간 40분정도 걸렸다. 온 천지가 연두색이었던 지난 5월에 비해 잎들도 서서히 붉은 가을옷을 갈아입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직 단풍철이 되려면 10월 중순쯤 되어야 할것같다.
집에서 일찍나서야지 생각만하다 결국 이발까지 다하고 동대구역을 출발하다보니 구미역에 1시반쯤 도착했다. 내려서 햄버거로 아점 때우고 금오산으로 걷기 시작한다. 이번에 버스노선 개편으로 27번이 올라가는데 여전히 버스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버스가 있기나 한지 의심스럽다;; 도립공원인데 교통이 불편한탓인지 등산로 입구 주차장은 만차~
거리가 크게 걸어서 못갈 정도는 아니지만 버스가 자주 다닌다면 구미시민이라도 자주 들리지 않을까 싶은데?
금오산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2시였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등산이라 시간 개념을 상실한탓에 1시간이면 후딱다녀올수 있을거라 호언장담했건만 그 기억은 폭포까지 가며 서서히 잊혀지기 시작한다..
폭포까지도 시간이 제법걸렸다. 두번째 사진에 각 지점별로 시간을 기록했는데 입구에서 폭포까지 30분, 할딱고개까지 15분, 능선 송전탑까지 40분(이게 진정한 등산임..) 송전탑에서 현월봉 비석까지 20분. 도합 1시간 45분정도 걸렸다. 물론 중간에 사진찍으며 느긋하게 올라간거라 생각하지만 한번만 쉬고 올라간거라 일반적으로 2시간정도 잡으면 될듯하다.
(그런의미에서 지난 5월 3시간의 등산은 최악의 기록이었다.. 짜식~)
올라가면서 느낀게 아직은 올라갈때 땀으로 덥기는 하지만 금새 식기때문에 곧 긴팔옷을 입고 추위를 걱정할 때가 다가온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 1~2주 잠깐 가을 단풍구경을 하면 정상은 제법 추울듯 싶다. 그전에 대구앞산도 두세번정도 다녀와야겠다..
▷ 여전히 스마트폰 GPS어플로 길을 기록하며 올라갔다. 나중에 GPS 경로를 추출해서 구글어스에 입히면 요렇게 멋진 산행기록을 볼수 있다. 이 재미로 등산을 하고 있다..
▷ 매번 지날때마다 저런 아담한 집에서 알흠다운 그녀와 점심을 먹으면 좋겠다는 상상만 벌써 7년째...;;; 주말이었으면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았을건데 오늘이 평일이고 추석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한 사람들이 많은 탓에 등산로는 한산했다.
▷ 간혹 등산객을 태운 차들은 많이 보였다. 버스노선만 잘되어 있으면 구미시민들도 많이 찾을듯한데 27번 버스는 어디에~
▷ 지난번에는 금오지의 물색이 완전 녹차라떼 수준인걸로 기억하는데 날이 선선해져서 그런지 다시 물이 맑아보였다. 금오지넘어 산에도 서서히 갈색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 금오산에 올때마다 꼭 들리는 채미정, 녹색 잎들도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그래도 가을만의 풍경이 있으니 멋지다.
▷ 채미정앞 소나무 군락을 걸으며 잠시나마 힐링을 한다. 그리고 금오산 호텔을 지나가면 짜증이.. 녀석들 점점 산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바깥에 텐트, 다리까지 만들었네? 지난번 화재에 취약하다던 글램핑인가? 왜저렇게 힘들게 텐트를 체험할까 이해가 안된다.. 그냥 바로옆 따듯한 호텔에 투숙하면 편할텐데..
▷ 드디어 금오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 도립공원이라 그런지 위엄이 엄청나다. 내가 주로 가는 대구 앞산이 언덕수준이다.. 그리고 올라가며 본 풍경인데 공든탑이 무너졌다;; 누군가 장난으로 저 무거운 돌을 흩이진 않았을텐데 자연적인 재해겠지..? 보기도 흉한데 다시 바닥에 흩어 하나하나씩 쌓아야할듯 하다.
▷ 금오산성인가? 통과하여 목이말라 케이블카 매점에 들려 음료를 하나 구입하고 위로 나왔더니 절이 하나 보인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데 처마밑 풍경 소리가 왜이리 좋은지 땡~땡 거리며 가을의 길목을 알려주고 있다. 단청색이 화려해서 그냥 셔터를 눌렀는데 빗치 쨍하게 잘 나왔다.
▷ 지난번 등산때 공사하던게 저 다리였나보다.. 다리위를 사뿐히 통과, 오늘은 비가 안와서 그런지 폭포가 그냥 오줌수준(? -_-;)이다. 졸졸졸 흐르고 있다.. 평일이라 등산객이 많지 않다. 보통은 폭포나 할딱고개까지 등산하고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다.
▷ 아래에서 봤을때는 구름이 많이 껴서 저 멀리까지 잘 보일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완전 날씨 좋았다. 역시 가을이 등산하기는 좋은 날씨다. 할딱고개에서 구미시내를 바라보았다.
▷ 저멀리서 왱왱 거리길래 봤더니 F15 전투기가 여러대 낮게 지나간다. 좋은 렌즈를 가져오면 조종석도 보이겠는걸? 금오지가 한눈에 아담하게 들어온다. 이제 10월 중, 하순쯤되면 단풍구경하러 오는 사람들로 바쁘겠지?
▷ 할딱고개에서 바라본 금오산 절벽
▷ 엥? 할딱고개앞에 또 먼짓을 한겨;; 아직 공사중이었는데 나무계단을 덮고 있었다. 제대로된 등산로가 없어서 조금 위험해보이긴 했는데 이런 나무계단은 참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내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다.. 여기서부터가 진정한 등산의 출발인데 이렇게 약사암까지 나무계단을 만들어버리면 너무 재미없잖아~
▷ 다만 할딱고개 뒷편 암벽구간은 괜찮은듯 하다.. 요건 칭찬!
▷ 올라가며 본 나무인데 저 큰 나무가 쩍 갈라져있다. 누가 도끼로 자른것 같아보이진 않는데 벼락맞은겨? 아프겠다..
▷ 힘들게 등산하여 드디어 송전탑앞 능선에 도착했다. 여기는 잠깐의 휴식구간이라 생각하면 된다. 마지막 등산 구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능선에서 정상까지 20분정도 걸리는데 이곳은 마른날씨는 괜찮은데 비가온뒤등은 꼭 주의해야한다. 그늘지고해서 이끼때문에 바닥이 엄청 미끄럽다.
▷ 요런 구간등등.. 정상에 몇몇 나무는 서둘러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산이 높아서 그런지 위아래 온도가 사뭇 다르다..
▷ 정상에 도착~ 1시간 45분정도 걸렸다.
▷ 공단, 왜관쪽 풍경 파노라마, 저아래 약사암이 조그맣게 보인다.
▷ 직장으로 가는 길목 문성네거리와 형곡동이 아담하게 보인다.
▷ 구미의 심장 공단본부와 왜관으로 시원하게 뻗은 KTX 선로
▷ 정상에서 저 건너편 산을 바라봤는데 중간을 다 인간이 갈아내고 있었다. 뭐를 캐는곳일까? 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돌아와 구글어스로 보다보니 완전 똑같은 광경에 한번더 놀람..
▷ 저멀리 천생산도 보인다. 별로 안높은 산처럼 생겼는데 올라가는 등산로는 헬이다.. 위태위태해보이는 철제계단 등산로하며 저런곳부터 정비해야겠는데?
저녁식사시간 맞추느라 서둘러 구미역에 왔는데 나이스 타이밍이다. 내려갈때 특별히 기차시간을 맞춘건 아닌데 역에 도착하니 마침 5시 46분 평소타던 익숙한 퇴근열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평소같으면 3호차에 잠깐서서 가는데 오늘은 왠지 다리가 무거워 바닥에 손수건한장 깔아 앉아 갔는데 완전 편하다! 이렇게 기나긴 추석연휴도 저물었다. 벗뜨 이틀만 일하면 또 주말이다. 날이 좋다고 하니 다시 앞산이나 놀러가며 기분전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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