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1

160521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대통령생가 방문 & 밀양 여행

 몇일전 친구와 이야기하다 우연히 봉하마을 이야기가 나왔다. 5월달이 노무현대통령 사저 특별공개인줄도 모르고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은 동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야기 나온김에 급히 주말에 일정을 맞춰서 서둘러 출발하게 되었다.

 금요일 오전부터 봉하마을 관련 정보를 인터넷으로 수집하다보니 인터넷 방문예약이란게 있었는데 이미 5월말까지의 일정이 잡혀서 그건 힘들거같고 그냥 일찍가서 현장예약으로 가보자란 생각에 대구에서 7:30분 출발해서 밀양을 거쳐 김해 봉하마을로 향했다.
 네입어 지도로 찍어보니 1시간 20분정도 걸린다고하는데 아침이라 도로가 혼잡하지는 않았다. 대통령사저 가는길이라 잘 닦여있을줄 알았는데 인근에 공업단지 같은게 있어서 화물차가 많이 다녀서 그런지 길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다.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쯤되어 우선 주차장앞 반듯한 건물이 있어서 올라가려니 한 청년이 불이나케 뛰어내려오더니 이곳은 경호동이니 왼쪽으로 가서 접수를 하라고 알려준다;; 난또 무슨 범죄를 저지른줄 알고 괜히 깜놀했네^^;

▷ [접수마감] 2차 대통령 사저 특별관람 및 시민공동참배 안내 - 사람사는 세상

 나름 이른아침인데도 이미 주차장은 만차였다. 곳곳에 노랑리본 스티커를 붙인 차들이 많이 보인게 인상깊었다. 이른시간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을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다는게 왠지모르게 울컥했다. 먼저 대통령이 영면하고 있는 묘역에 가서 잠시 묵념을 드리고 나왔는데 기분이 참 묘하다. 평화로운 곳에서 위기의 대한민국을 지켜주시길 빌었다.

 그리고 사저입구 앞 대기장소에서 기다렸는데 최근에 방문객을 배려해서 만든 공간 같았다. 잠시 기다리니 9시30분부터 현장방문객 순번교부가 시작되었다. 9시쯤 도착하니 64번이다.
인터넷에 잠깐 봤을때는 9시30분에 예약을 해서 11시 40분부터 입장하는건줄 알았는데 다행히 1회 50명씩 10분단위로 관람할수 있었다. 다만 중간에 인터넷 예약 방문객을 위한 시간이 끼여있는데 그때는 조금더 기다려야 한다. 안내하시는분이 본인 입장 순번이 되어도 사저 뒷산 봉화산을 한바퀴 둘러보고 다음타임에 와도 입장은 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입장할때 50명씩 끊는걸 보니 중간에 늦게 들어온 사람때문에 순번이 미뤄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서둘러 뒷산을 가볍게 생각하고 올라가봤는데 처음에는 산책하는 기분이었는데 왠걸 길을 잘못 들어서 그런지 경사도 있고 조금 험했다.. 아래 사진에도 있지만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서 정토원 절로 올라가면 조금은 수월하게 오를수 있을것이다.
 친구와 먼저 사자바위에 올라갔는데 아쉽게도 난간대 설치였나? 보수공사를 한다고 출입을 막고 있었다. 미리 아래서 공지했으면 좋았을텐데 조금 허탈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돌아내려오니 정토원이 나온다. 그곳을 지나 조금더 가니 부엉이 바위가 나왔다. 이곳도 인터넷에 본 정보에 의하면 모방자살을 막기위해 철조망을 설치했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의 충격과 허탈함이 컸을 것이다. 그곳에 사람들이 떡이며, 담배등을 두고갔는데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갈수 있다면 말리고 싶다. 조금더 독하게 마음을 먹고 버텨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일찍 데려가셨다.. 내려가면서 바위 높이를 보니 그리 높아보이지도 않았는데 어찌 쉽게 돌아가셨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올라간길로 내려오니 마침 10시 40분이 되었다.

 두번째 입장시간이되어 사저입구에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따라 때약볕인데 그늘 천막하나 없다.. 한 5분정도 기다려 50명을 모두 채우고서야 입장할수 있었다. 조금은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보였다. 밖에서 본 건물외관은 마치 박물관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안내 해설사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실내를 살펴보니 소박함마저 들었다. 단지 인테리어 설계탓에 오해할수도 있는데 대통령 내외와 경호원, 친지등을 대접하기에 충분한 구조였다. 이곳을 아방궁이니 떠든녀석들은 얼마나 허름한 곳에서 살기에 그리 헐뜯었는지 면상을 걸어두고 싶었다. 지금도 마치 대통령이 농사를 짓다가 흙묻은 옷을 털털 털면서 계단을 올라올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멋진 공간에서 여생을 손자들과 보내는것마저 곱게보지못한 정치인들에게 분노까지 느껴졌다.

 곳곳에서 대통령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느껴졌다. 첫번째 식사공간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뒷편 주방을 유심히 살펴봤다. 천장이 밝아서 보니 입구를 채광창으로 만들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에너지까지 절약하고 있었다. 요구한 대통령과 설계자의 의도를 알수 있었다. 그리고 서재를 돌아가는데 거실 뒷편 유리너머 돌담에 매실나무가 많이 보였는데 봄에 예쁜 매화꽃이 먼저 떠올랐다. 올해는 5월달만 개방을 하지만 내년에는 조금 일찍 개방하여 가능하면 봄에 한번 들려보고 싶었다. 10분마다 관람객을 받다보니 일정에 맞춰 이동을 해야하는게 조금 아쉽기는 했다. 해설을 듣고 내부구조를 살펴보려면 뒤따라오는 일행을 위해 자리를 이동해야하는데 이렇게라도 관리를 해야 오랫동안 남아있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앞뒤 간격을 조금더 두었으면 여유롭게 대통령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 될텐데..

 짧은듯 긴 알찬 해설을 들으며 사저를 한바퀴 빙 돌아 내려오니 인터넷 사진에서 봤던 대통령의 차량과 손주를 태우고 다니던 유모차가 보였다. 주인을 잃고 먼지만 쌓여가는게 측은하게 보였다. 사저관람을 마치고 건너편 대통령이 입던 생활품을 전시할 공간을 가봤는데 서민대통령답게 소박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권위적이지 않은데도 자연스럽게 무게감이 실리는 재임당시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이런 대통령이 또다시 나타날지 있을때 한번더 찾아뵐걸이라는 후회가 들었다. 어두운 역사는 어서 물러가고 대한민국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제2의 노무현 대통령이 나타나길 기원해보았다.



▷ 아침일찍 서두른 보람이 있었다. 오후에는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그런지 입구에서 통제를 하여 꽤먼거리를 걸어오고 있었다. 사저앞에는 막걸리집 같은 술집이 많이 보였다.


▷ (위)사저에 들어가기전 잠시 대기하는 공간이다. 아침에는 그나마 줄어 많이 없었는데 오후가되니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향후 수요조사를 위해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기재해야 입장권을 받을수 있다. 벽면이 나무무늬로 되어 있어서 신기했는데 아마도 나무결무늬 시멘트 틀이 나오는가 보다.
 (아래) 조금 불편한 부분이었는데 10분단위로 현장방문 관람객을 받고 있는데 저곳에서 모여 50명이 되어야 입장할수 있다. 한 5분정도 기다린것 같은데 때약볕에 열맞춰 서있으려니 조금 힘들기도 했다. 접이식 파고라등을 2~3개 정도 설치했으면 좋겠다. 다들 바로 줄서지 않고 앞 나무그늘에 기다렸다가 순번을 부르면 줄을 서고있었다.


▷ 출발할때는 내심 첫번째로 한산하지는 않을까 생각했는데 왠걸 64번째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을 보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다.. 현장접수와 인터넷 접수를 받고 있는데 인터넷 접수는 이미 5월 한달간 마감되었다. 현장에 가면 하루 1천명까지 관람할수 있다. 매 10분단위로 50명씩 관람할수 있는데 해설을 듣고 주변을 보려면 금새 뒤따라오는 일행을 위해 이동해야하는게 조금 아쉬웠다. 뭐 내년에 전면 개방을 한다고 하니 체계를 정비해서 훼손없이 대통령의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 번호표를 교부받고 한시간정도 시간이 생겼는데 사저 뒷편 봉화산을 올라가보기로 했다. 아담한 바위산인데 생각보다 꽤 높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조금 힘들고 왼쪽으로 가면 된다.


▷ 대통령이 투신했던 부엉이바위이다. 지금은 모방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철조망 펜스를 설치했는데 아래에서 보면 그리 높지도 않아 보인다. 한번더 생각을 해서 살아계셨으면 좋을텐데라는 아쉬움만 남았다. 펜스옆 떡과 담배가 보인다.


▷ 이곳은 사자바위 오르는 계단인데 한창 공사중이다. 본래 봉수대 역할을 했던 곳이라는데 7월초 완공될 예정이라 한다.


▷ 드디어 입장 친구와 우스게소리로 이거 남의 집에 가는데 빈손으로 들어가서 실례가 아닌지 음료라도 사와야하는데.. 너무 잘 정리정돈 되어 있어서 마치 대통령이 문뒤에서 나올것만 같았다. 건물과 조경이 잘 어우러지는데 대통령내외와 가족, 친지들이 생활하기에는 적당한 공간이었다. 벽면 곳곳에 손자의 작품이 보인다. 이마저도 관람객들에게는 기쁨이겠지


▷ 주방 천장이 특이해서 한참 지켜보다보니 창문에 할머니 사랑한다는 손자의 메모가 보였다. 사진에도 볼수 있었지만 손자에 대한 사랑이 컸음을 알수 있다. 메모한줄에 왠지 더 슬퍼진다.


▷ 이곳 현관문을 열고 대통령이 나올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 거실과 서재 겸 회의실을 둘러보는데 큼지막한 창문들이 인상깊다. 설계당시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을 거라 생각해본다. 직장에서 건축계약을 담당하다보니 설계자의 능력에 감탄을 해본다.


▷ 지금은 매실열매가 촘촘히 달려있는데 봄에 저 창문너머 매화꽃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을 것이다. 풍경화 액자가 필요없을만큼 훌륭한 건물 배치이다.


▷ 모든 관람을 마치고 이제 사저를 떠나야 할 순간이다. 계단까지 마중나오신 대통령, 살아계셨더라면 더 의미가 있었을텐데 둘러보는 내내 적막한 마음뿐이다.


▷ 차고에는 주인잃은 자가용들이 많이 보인다. 꼬맹이들은 할아버지와 잠깐동안의 추억을 기억할까 생각해본다.


▷ 사진을 보면 권위적이지 않은데도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진다. 문재인의원처럼 모든 역할에 마치 본래 그 직업을 가진 사람처럼 익숙함이 느껴진다. 재난현장에서도 말뿐이 아니라 실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실천하는 대통령, 그런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후에 대통령들이 너무 사익을 쫒아서 그런지 더 비교가 된다.


▷ (위) 즐겨피시던 아리랑담배와 전기자전거가 인상적이다. 상당한 얼리어댑터이다.
 (아래) 사람사는 세상, 이후 대통령 한명의 변화로 모든게 예전으로 되돌아간걸 보면 한명의 존재감이 엄청나다는걸 느끼게 된다. 추모관까지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위해 밀양으로 향했다.



▷ 다시 밀양시내로 오는데 오늘이 마침 밀양아리랑 축제가 있는 날이었다. 엄청난 교통혼란이었다.. 다행히 강변 주차장에 자리가 있어서 주차를 하고 맛집이라는 국밥을 먹고 인근 영남루에 소화시킬겸 둘러보았다. 올라가는 계단이 특이하다.


▷ 마치 하회마을처럼 마을을 굽이도는 밀양강을 다리위에서 보고 있으니 대구 동촌을 보는듯한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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