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이동거리: 240Km (자전거길 외 일부 포함)
▷ 날씨: 1일-맑음(최저:19/최고26) 2일-오전부터 비(19/24) 3일-오후 갬(22/27)
▷ 자전거 도로 상태: 제주시는 불법 주정차, 자전거 전용도로 주변 잦은 공사로 상태가 불량하지만 도심만 벗어나면 대체적으로 다닐만함, 남쪽 산방산 일대 급경사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평지 수준, 바닥의 파란선 안내가 부실해서 길을 잃기 쉬워 미리 대략적인 경로를 숙지하고 주행해야함. 다만 다음 인증장소까지 몇Km 남았는지 수시로 안내판을 배치해서 거리는 알기 쉬움. 해안가도로 코스가 많아 바다구경하기는 좋으나 후반기 체력이 부족할때 해안도로로 안내하면 살짝 짜증남.. 인증장소 주변에 태양광 공기충전기 배치되어 있음.
간혹 자전거도로인데 자전거를 들고 지나가야할 공사구간이 일부 있으니 너무 과속하지는 말것.. 일부 도로는 가로등이 없는 구간도 있으니 전조등, 후미등과 예비용 전지를 챙겨갈것.
▷ 주의사항: 배로 이동할 경우 신분증 필수. 발권, 입장할때 두번 확인한다. 제주시 코스는 편의점이 몇m마다 도로에 있어서 식수 공급이 쉽지만 서/남, 남쪽 서귀포 전까지 코스에는 농지, 커피집, 팬션위주로 편의점이 거의 없음 미리 식수를 준비해서 여행할 필요 있음.
남쪽은 맞바람이 심하기 때문에 주행속도가 떨어지니 쉬엄쉬엄 주행필요(시계 반대방향 주행시). 스탬프 투어가 목적이라면 미리 여행수첩, 소형 스탬프용 인주를 준비해가는 것도 괜찮을듯 함(붉은색 인증장소에는 스탬프 관리상태가 전반적으로 엉망임.. 말라있어서 잘 안찍히거나 스탬프가 파손되어 방치되어 있음) 만능스탬프같은 관리하기 쉬운 제품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음.
▷ 여행경비: 총 380,505원 (식비:134,950 / 교통비:113,575 / 기념품:80,000 / 기타:27,980 / 숙박:24,000) 당초 계획보다 많이 소비했는데 고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차량 기름값과 선물을 흔한 초콜릿 대신(동문시장에 가면 10개 만원정도 한다) 수제 핸드메이드 악세서리를 구하다보니 금액이 늘었다... 여행내내 가계부를 몰아적느라 영수증을 챙기는데 비를 맞아 쭈글쭈글;; 현지에서 제대로된 식사는 갈치구이, 해물뚝배기, 고기국수, 수제맥주를 먹었는데 다들 맛은 괜찮은듯하지만 일부는 TV에서 너무 띄워준것도 있는것 같다.. 중간중간 편의점에서 음료를 마실거 하나 예비로 하나씩 사다보니 음료 구입이 많네; 땡볕에 타려니 갈증이 많이 났다. 하이패스 통행료를 명절기간에 무료로 한다고 혹했지만 숙박+식비가 더 들거같아 고흥 도착당일 바로 올라왔다. 요즘 황금향이라는게 대새라길래 한조각 주는거 먹어봤는데 신세계다, 집에 사와서 먹어보니 귤이 주황색이라면 속이 레몬처럼 노랑색인데 껍질두께는 천혜향처럼 얇다. 맛은 달콤하니 지금이 제철인가보다. 천혜향은 두달뒤 겨울쯤에 나온단다. 우도땅콩막걸리는 한모금 마셔보면 막걸리를 못마시는 사람도 한통 그냥먹을지도.. 그 고소한 향이 좋다. 내륙에도 판매하는곳이 없는지 알아봐야겠다. 숙박은 이틀모두 찜질방에서 해결했는데 첫날은 시설은 괜찮았으나 다음날 비소식때문에 거의 뜬눈으로 보내고 둘째날은 비소식으로 느슨하게 일정을 세웠으나 환경이 안좋아서 잠을 잔든만듯하다.. 뭐 다음에 또 제주갈일이 있으면 게스트하우스를 알아봐야겠다. 해안가를 다녀보니 예쁜집이 많던데 팬션인가보다..
일단 대략적인 2박3일동안의 경비, 자전거도로 상태등을 적어보았다. 이제는 구체적인 생각, 본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여행가기 일주일전부터 슬슬 제주 여행당일 날씨예보가 올라온다. 처음에는 토(맑음)/일(구름)/월(비)로 되어 있다가 점점 비올 확률이 높아지고 출발 전날에는 둘째날 오전부터 비소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부랴부랴 자전거 여행이다보니 비를 만나면 고생할게 뻔해서..(예전에 대구에서 구미 해평 촌까지 연꽃축제 보러 갔다가 비를 만나서 시껍했다;) 철저하게 준비를 해갔다. 우선 우산보다는 우의를 하나 준비하고 짐칸 전체를 덮을 덮개를 천막사에서 하나 만들었다. 덕분에 짐칸은 비가와도 탈없이 여행을 마칠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자전거 여행은 비오기전 이틀이라 스탬프 여행을 완주하기 위해 무리하게 계획을 세웠는데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하루, 다음날은 서귀포에서 다시 제주시까지 일정을 세웠다. 한번에 가는게 생각보다 어렵다는걸 미리 구미-대구 장거리 이동으로 테스트한 상태라 큰 경사로나 그런 장애물만 없으면 이틀이면 가능할걸로 예상했다. 실제 첫날 도착해서 점심도 거르고 6:40분을 달려서야 저녁쯤 서귀포에(법환바당 인증센터) 도착할수 있었다. 둘째날도 오전에 완주하기 위해 시간을 계산하다 당초 새벽 4:30에 출발하려던걸 1시간 당겨 새벽 3:30분부터 출발해서 성산에서 일출을 본뒤 약간 비를 맞기는 했으나 오전중에 완주를 할수 있었다.
여행 첫째날 새벽 4:30분 구미를 출발해서 고흥까지 내달리니 8:20분쯤 도착했다. 첫 배여행이라 아무것도 모른상태에서 단순히 줄서서 타기만 하면 될줄 알았는데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자전거를 내려 상태를 마지막으로 체크한뒤 무인안내기기에서 표를 바꾸려니 기기 장애란다. 조금 줄서서 예약표를 티켓으로 발권한뒤 줄을서서 2층 배입구까지 자전거를 들고 올라가니 이미 3등 객실은 만원이다. 완전 시장바닥이다;; 정확히 9시 출발하며
틈새에 자리를 잡고 돗자리펴서 잠깐 눈좀 붙인뒤 도착예정 30분전부터 정리를 하고 밖으로 나가니 저멀리 제주도와 한라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다가갈수록 빌딩과 한라산 정상의 모습이 보이니 신기하기만 하다. 어서 기술이 발전되어 제주까지 지하 해저터널이나 다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안내에는 9시부터 3시간 40분이면 도착한다고 했으나 이런저런 도착준비를 하다보니 1시쯤 도착했다. 제주여객터미널을 빠져나와 대충 서귀포까지의 이동시간을 알고 있으니(미리 여러번의 구미-대구 자전거 이동으로 체력상태와 평균속도를 계산했다) 점심을 먹게되면 도착시간이 늦어질수도 있을거 같아 조바심에 가면서 편의점에서 간식으로 해결하자는 생각으로 출발한다. 제주시에서는 도로위 편의점을 흔하게 볼수 있어서 음료를 먹어가며 출발했다. 문제는 자전거 도로의 상태였다. 출발전에 알아본 후기들은 시내 길 상태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이 없어서 타 지역처럼 우레탄으로 덮여있거나 도로 가장자리에 잘 정리되어 있을줄 알았는데 이거원.. 터미널을 벗어나 첫 싲가부터 난감하다. 다행히 구글맵 앱으로 미리 만들어 두었던 자전거 여행 지로를 불러와서 차 네비처럼 중간중간 경로를 확인하며 이동해서 그나마 길을 잘못 들거나 한 문제는 줄였으나 너무 상태가 안좋다. 더군다나 차량이 많아서 그런지 갓길 자전거 도로위에 보기좋게 주정차를 한 ㅎ으로 시작하는 렌트카가 제일 많았고, 공사를 하고나서 페인트칠을 하지않아 끊겨서 해맨적도 몇번 있었다. 공사를 마쳤으면 다시 페인트작업까지가 마무리 아닌가? 제주시장이 저작년인가?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고 나서 한바퀴 동호회 회원들과 돌았다는데도 상태가 이정도면 관심을 안가지고 있는듯 하다..
아쉬움에 출발하니 바다 해안가 도로위주로 구성되어 있는탓에 경치는 좋다. 푸른바다와 검은 현무암의 조화가 은근히 제주도의 멋을 부르고 있는듯 하다. 게다가 날씨는 엄청 라이딩을 즐기기에 좋은 날씨라 덥지도 않았다. 다시 렌트카로 한바퀴 돌아볼 생각에 주변 상가에는 관심도 주지않고 자전거도로를 열심히 달렸는데 마지막날 뒤늦게 렌트카 앱으로 신청하려니 이미 예약이 가득차 쉽게 예약할수 없었다.. 유명한 카쉐어링 외에도 지역 렌트카 업체도 많던데 굳이 돌아본 길을 쓸데없이 또 돌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제주시를 빠져나오니 외곽지역은 도로 공사가 뜸한지 처음 페인트 상태로 양호하게 남아있어서 네비없이도 그냥 바닷가를 바라보며 달릴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제주시를 벗어나니 도로에 편의점도 점점 뜸하더니 남쪽을 지날때는 아예 없다.. 자전거도로 주변에는 커피집들은 많이 보이던데 굳이 생수나 음료를 마시면 되는데 비싼커피를 마셔가며 달릴 필요를 못느껴 참으며 달렸지만 시내에 있는 편의점을 남쪽에도 배치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달리며 왼쪽을 바라보면 항상 한라산이 보이는것도 제주다운 모습이라 생각해본다. 본래 날씨 좋았다면 둘째날 쉬운 영실코스로 아침에 등산을 했다가 성산일출봉까지 갈 예정이었는데 결국은 달려보니 체력도 한참 부족할뿐더러 날씨탓에 잘 피한것 같다. 아마 둘째날 등산까지 했다면 두다리 모두 절름발이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지금도 왼쪽다리를 무리하게 사용한탓에 통증이 남아있다;; 그렇게 바다 풍경을 보며 스탬프 인증을 하는데 스탬프들 관리상태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 빨간색 인증장소는 한눈에 띄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탓에 스탬프는 뚜껑이 열려 말라버렸고 일부는 파손되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직장에도 만년스탬프라고 인주와 도장이 결합된게 있는데 이런걸로 구성하면 선명하게 잘 찍힐텐데 미리 스탬프 상태가 안좋다는걸 알았다면 준비해왔을텐데 이점이 아쉽기만 하다.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제주시에서 해거름마을공원 인증센터까지는 많이 볼수 있는데 넘어가면 점점 뜸해지고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자주 마주치게 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거름마을공원 전이나 후쯤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하는듯 하다. 본인은 첫날 목표가 서귀포까지라 부지런히 앞선 사람들을 제치며 내달렸다. 이때는 평속 30km로 쓸만한 엔진이었는데... 아침에 집을 나올때도 달과 별을 보고 서귀포로 가는길에도 바다넘어 지는 해와 떠오르는 달을 보고 있으니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는걸 느끼게 된다. 금새 어두워지고 저녁라이딩으로 도로위 차량과 같이 달리는 구간때문에 미리 후미등을 켜고 달리기 시작한다. 일부 차량들이 자전거도로위에 잠시 차를 세우곤 하는데 자전거 라이더 입장에서는 참 짜증나는 존재들이다. 생명과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가급적 골목안에 주정차를 했으면 좋겠다. 산방산을 지날때 1차로 배터리 방전이 되어 슬슬 밟기도 하다가 결국 문제가 생겼다. 오르막길 자전거 기어를 바꿀때 너무 힘주어 조정한탓에 체인이 톱니를 벗어나 바퀴 살부분에 끼이는 경우가 몇번 있었다. 결국 이문제때문에 체인이 바퀴 살부분을 눌러버려 살대 하나가 부러져버렸다. 중간에 포기를 해야하나 인근 자전거 정비점을 알아봐야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새로 바꿀요량으로 한쪽이 부러진 살대를 꺽어서 아예 부셔버렸다. 간섭이 사라지니 다시 달릴수는 있었지만 턱이 많아 충격을 심하게 받으면 결국 휠에 영향이 전달된것 같은 걱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내륙은 방지턱을 지날때 부드럽게 넘어갈수 있는데 제주도는 뒤늦게 방지턱을 만든건지 단차가 있다. 올라갈때 쿵 내려갈때 쿵.. 그리고 인도로 올라갈때 자전거를 생각안한건지 현무암으로 된 턱의 단차가 대략 1센티정도는 되는듯 하다. 서행으로 살짝 바퀴를 들지않고 속도를 내다가 턱을 밟으면 바로 펑크나기 좋은 아주 안좋은 환경이다. 이럴바에야 전부다 도로 가장자리 차선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것이지 왜 인도위로 자전거를 안내하는건지.. 무슨 자전거 수리점 회사가 제주시에 로비라도 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펑크나기 좋은 환경이다.. 다행히 여행내내 펑크패치와 예비 튜브는 사용할 일이 없었다..
해가지니 자전거전용도로의 파란선도 잘 안보이고 위험하긴 하다. 네비를 중간중간 체크해가며 겨우 서귀포 법환바당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저녁 7:40분쯤이다. 조금더 위로 올라가면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내 찜질방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향했다. 이곳에서 첫날 숙박을 했다. 다음날 비가 늦게 오라고 그렇게 빌었건만 일기예보에 비오는 시간이 점점 당겨지고 있어서 결국 서둘러 새벽 3:30에 출발하자는 생각에 부랴부랴 짐을 싸고 야간라이딩을 다시 시작한다. 남쪽은 차도 가장자리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아 카메라 단속을 하지 않는 야간에는 사고의 위험도 높을것 같았다. 후미등을 켜가며 달리는데 야간이나 밖은 껌껌하고 천지연, 쇠소각을 지나는데도 주변 풍경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이건 다음에 또 여행오면 그때 둘러보기로 하고 다음 인증센터로 향했다. 밤이라 많이 쌀쌀할줄 알았는데 바람막이 정도만 입고 달려도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을정도의 온도였다. 다만 길거리에 고양이와 개들이 왜그리 많은지;; 한번은 진돗개 같은게 어슬렁거리고 있어서 괜히 따라올까봐 속도를 늦추어 천천히 달리기도 하고 풀숲에서 뭔가 부시럭거리길래 괜히 깜짝놀라 풀스피드로 내달리기도 했다.. 가급적 한적한 해안도로 야간 라이딩은 여럿이서 같이 달리기를 권한다.. 바다는 보이지 않는데 들리는 파도 소리도 낮설서 그런지 가끔씩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야간라이딩을 즐기다(?) 서서히 동쪽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때마침 성산일출봉도 대략 10km정도 남았다는 표지판을 본뒤 일출 시간을 맞추기 위해 더 빨리 내달리기 시작한다. 6:40분 성산일출봉앞 해안도로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구름이 잔득껴서 해를 볼수는 있을까 걱정했는데 신기하게도 구름 수평선 너머 스멀스멀 해가 떠오르는데 완전한 일출을 볼수는 없었지만 구름이 적절히 가려 구름뒤 일출을 볼수 있었다. 그래도 이게 어딘지.. 성산일출봉의 모습도 장엄하지만 그 뒤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있으니 뭔가 여행의 피로가 싹 씻기는 기분? 성산일출봉 일출은 강력 추천한다. 그렇게 일출까지 즐긴뒤 이제 남은 두곳만 찍으면 되는데 아침일찍 문을 연 편의점에서 음료를 마시며 거리를 계산하고 하늘을 보는데 이런.. 아침이라 안개낀게 아니라 완전 비구름이 머리위를 가득 뒤덮었다.. 그때부터 괜히 조바심이 생겨 빨리 달리기 시작하는데 결국 예정보다 빨리 7:30분쯤부터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세찬비가 내렸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는데 부슬비에 이제 2개만 찍으면 마칠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비를 맞고 달리기로 선택했다.
이때부터 자전거도로가 해안가도로를 둘러 안내하는게 어찌나 짜증나기 시작하던지.. 그래도 제주는 사방이 똑같은 바다여도 깊이가 달라 그런지 바다색이 동서남북 전부 다른게 신기하기만 하다. 9시 조금넘은 시간 함덕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또 하늘색 바다를 보고 있으니 조금전까지 화를 내며 바다를 보던 생각이 사라지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내륙에 있으니 그저 가까운 바다라면 비린내만 가득하던 포항 앞바다를 생각했는데 비를 맞으며 이렇게 깨끗한 바다가 사방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인증스탬프를 찍으며 이제 남은 오후,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다시 출발지였던 제주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 셀프 인증사진부터 찍었다. 당초 계획에는 바닷가를 멋진 파노라마로 하나 찍어가려고 했었는데 결국 삼각대를 셀프 인증사진을 찍는데 유용히 사용하게 될줄이야.. 인근 편의점에서 여행내 유용히 사용했던 우비를 버리고 값싼 우산을 하나 장마했다. 아무래도 어딘가 다닐때 우비보다는 편할듯 하다. 이때 길건너 빗속에서도 라이딩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여럿보인다. 본인은 겨우 2시간정도 비를 맞았지만 오늘 하루종일 일기예보에 비소식이던데 저 라이더들을 보고 있으니 괜히 짠한 생각이 들었다. 비맞으며 달리는게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바닥이 미끄러워 자칫 차도 겸용 자전거도로에서는 위험할수가 있다. 브레이크를 잡아도 빗물때문에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
일단은 제주항 인근에 찜질방 위치를 알아두고 새벽부터 열심히 운동한탓에 피로때문에 사우나를 다녀왔다. 뜨끈한 온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저절로 피로가 사라지는듯한 기분? 그냥 때를 씻으러 갈때와는 감흥이 다르구만~ 한참을 탕속에서 몸의 피로를 푼다음 인근 마트앞 자전거보관소에 이번 여행에 고생한 자전거를 세워두고 다니려니 괜히 마음이 찝찝하다.. 여기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않았다. 자전거 안장을 때어가기도 하고 뒷 타이어는 어디로 흘러간건지 방치된 자전거들이 몇대 눈에 보인다.. 그래도 비속에 타지도 못할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건 또다른 짐이 될거 같아 세워두기로 했다.
조금 걸어 제주항에서 가까운 동문시장에 들려 뭐를 파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입구에는 감귤을 주로 판매하고 있었고 곳곳에 음식점들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인근 이마트보다 더 장사가 잘 되는 분위기? 오히려 마트가 흥할줄 알았는데 여기는 아직 재래시장이 관광객들 덕을 많이 보는듯 하다. 시장이 워낙커서 전체를 다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일단 내일 기념품을 사기위해 뭐가 유명한지만 살펴보기로 했다. 지금이 황금향이라는 품종이 제철인지 색깔도 노란게 크고 맛있어 보였다. 그런데 비에 젖은 신발을 신고 다니려니 뭔가 찝찝하기만 하다. 결국 인근 24시 코인빨래방에 들려 비에 젖은 반팔티와 속옷 등을 빨겸 기다리는 동안 운동화도 살짝 말리기로 했다. 세탁, 건조까지 40분정도 걸려서 똑같은 시간을 신발건조기에 넣고 돌렸더니 우와~ 역시 상업용 세탁기기가 성능이 좋은건지 거의 한 85%정도는 말랐다. 다시 기분좋게 걸음을 걸어(이때는 비가 오다말다 반복했는데 비보다는 강한 바람이 문제였다.. 비오며 강한 바람이 부니 우산을 써야하는데 우산이 뒤집히기를 수어번.. 어휴 이동네는 뭔 태풍바람도 아니고 돌풍이 엄청나구나라는걸 느끼며 걸었다. 저녁에 뉴스를 보니 오늘 돌풍으로 우회한 여객기가 수어편이나 된다고 한다.. 오기 힘든 동네구나;;)
점심으로 잡지에서 봤던 제주 수제맥주를 한잔마시려고 꽤 걸어갔건만 허탕하게도 사라진건지 주소가 잘못된건지 주택단지여서 허무하게 다시 돌아오려다가 다른 조금 떨어진곳에 한번더 가보기로 하고 제주버스를 이용했다. 빗속에서 생각보다 속도를 내며 운전하네;; 바깥 풍경을 보다가 살짝 졸다 일어나니 또다른 수제맥주 인근 동네였다. 정신을 차리고 버스에서 내린뒤 조금 골목안을 걸으니 드디어 이곳은 문을 열었구나!! 아직 식사전이었지만 수제맥주 500미리 2잔과 지슬튀김이라고 감자튀김으로 요기를 하며 내부구조를 살펴보고 있으니 아직 이른시간에 비가 와서 그런지 매장이 한산하다. 수제맥주라고 동네서 맛보던 수제맥주와 비교하게 되었는데 제주 천연생수를 사용해서 그런지 맛이 깔끔하다. 그래도 왠지 동네 수제맥주가 더 맛있는거 같기도 하고.. 뭔가 맛이 싱거운 느낌이다. 매장 한편에 마침 제주 특산물 코너가 있어서 한번 둘러본뒤 밖은 나오니 저녁 5시쯤 되는 시간이다. 버스를 타고 다시 탑동으로 이동하니 이제 허기가 생겨서 밥집을 찾아보다가 그래도 제주도에 왔는데 해물이나 돼지고기를 먹어야 하지 않나 생각에 24시간 식당은 걸렀다.. 그런데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생선구이집이 일찍 문을 닫았네? 결국 길건너 식당에 들려 갈치 생선구이를 주문했다. 이때 실물 크기를 못보고 집에서 먹던 손바닥 절반의 갈치를 생각하고 두토막을 주문했는데 차려진 음식을 보니 굳이 한토막만 있어도 될듯한 감동적인 비쥬얼이다. 생선 두토막 밥 두그릇을 제주여행 이틀만에 첫 밥다운 밥으로 먹으니 감회가 새롭다. 한라산 소주까지 한잔 곁들여 배 터지도록 먹은뒤 인근 찜질방으로 향했다. 피곤함에 바로 옷을 갈아입고 자려는데 이곳은 TV 시청하는곳과 구분이 안된탓에 구석에서 잠을 청하려니 TV소리에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여러번 뒤척이다 새벽에 갈증으로 깨서 밖을보니 거의 폭우수준으로 세찬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급조한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몇몇을 포기했지만 스탬프 여행도 무사히 마쳤고 갈치구이도 먹었으니 그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다시 돌아와 잠깐 잠을 잔건지 졸은건지 일어나니 새벽 6시.. 이때 한 정신질환자인지 혼자말로 허공에 고함치기 시작한다;; 사우나 아저씨까지 와서 경찰부른다며 말렸지만 그때만 순한양이지 돌아가니 또 시작이네.. 결국 비몽사몽으로 일어나 TV를 보다가 밖을보니 그때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기가 싫어도 지금 나가면 할게 없었기에 그냥 9시까지 시간을 버티기로 한다.
드디어 여행 마지막날.. 이제 기념품을 준비해가야하는데 자전거가 있다보니 자제할수 밖에 없었다. 우선 예약표를 티켓으로 바꾸기 위해 제주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이곳은 다행히 무인발권기가 제대로작동하네.. 화장실에 들려 볼일을 보고 나가려는데 한무리 정장부대가 보인다. 모든 사람들의 중심에 선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니 원희룡 도지사네? 사진은 한 40대 초반으로 젊게 보이던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는 연세가 들어 보였다. 아마 추석을 맞아 여행객들에게 인사겸 준비상황을 살펴보고 있는듯 하다. 터미널을 빠져나와 인근 이마트에서 가방을 하나 구입한뒤 그 크기에 맞는 선물들을 찾기위해 다시 동문시장을 향했다. 이때도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제주를 떠나는 배가 오후 4시30분 출발이어서 지금사면 또 짐이 될거 같아 한번더 스캔만하고 점심을 먹기위해 효리네 민박에서 봤던 그 고기국수 거리를 찾아 걸었다. 시내권이라 그리 멀지는 않았지만 언덕위에 있다;; 제법걸으니 공원같은게 보이고 국수거리라는 현수막도 보이고~ 그런데 유독 한집에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때가 12시쯤이라 저 줄을 섰다간 다른 일정에 차질이 생길거같아 조금더 걸어 옆집에 비교적 한산한 국수집에 들렸다. 고기국수 한그릇을 시키니 금방 가져오던데 오~ 비쥬얼은 그럴싸하다. 국수에 수육같은 덩어리 큰 고기가 몇개 올려져 있어서 식욕을 자극한다. 국수와 고기를 같이 한번 후루룩하니 뭐 없네.. 식사대용으로는 살짝 아쉬운 양이다. 대가족 무리가 계산을 하고 나가는 동안 기다리고 있는데 사장 아주머니 혼자만 한국인이고 종업원들이 전부 조선족인지 중국인인지 모르겠는데 대화도 안되고 계산도 할줄 모르고 총체적난국이다;; 한 5분정도 대가족 무리가 초콜릿을 한박스 계산하는데만 아주머니가 열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기다릴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맛 평가까지 안좋아지고 결국 장사가 잘되는 곳과 안되는곳은 이런 환경들 탓도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식당을 빠져나와 드는생각이 밥을 먹자였다;; 국수로는 도저히 배시간까지 기다릴수 없을것 같았다. 오다가 봤던 해물뚝배기 집으로 향하는 길에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천연잔디로 만든 운동장을 보고 있으니 괜히 부러운 생각도 든다. 가계에 도착하니 이미 점심시간이라 여유자리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해물뚝배기 한그릇을 주문하니 뚝배기 한가득 해산물을 담아주는데 저절로 술을 부르는 비쥬얼이다~ 우도 땅콩막걸리가 한병에 5천원이나 해서 괜히 예전 마트에서 샀던 울릉도 호박막걸리처럼 맛없는게 아닌가 살짝히 걱정도 했지만 왠걸 한잔 마시니 깊은 땅콩의 고소함에 막걸리만 두병먹어도 배부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국수먹었던 기억은 저 멀리 사라질 정도로 해산물뚝배기와 막걸리로 배를 채운다음 다시 조금 걸어 동문시장을 향했다.(미리 네이버로 최단거리 골목길을 검색했다)
선물로 감귤 박스를 몇개 사자니 자전거와 같이 못 움직일거 같아 결국 망설이다가 도로가에 위치한 제주 기념품 전문점을 들렸다. 매장밖이 노란색이라 감귤파는 곳인줄 알았는데 들어가니 악세서리 천국이네? 전부 아티스트들이 핸드메이드로 만든 제품들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가 작은 한라산 소주컵에 아기자기하게 장식한 것도 기본 8천원정도로 꽤 몸값이 비싸다. 한바퀴 둘러본뒤 향기좋았던 한라봉모양 비누와 야간 무드등으로 사용하기 좋은 악세서리등 몇개를 구입한뒤 잠시 짐을 매장에 맡기고 시장안으로 향했다. 전날 황금향이라는게 도대체 어떤맛인가 궁금해서 시장안 할머니께 하나만 팔수 없는지 물었다가 매정하게 그렇게는 안판다는 말에 돌아섰던 기억에 계속 걷다가 한집에서 한번 먹어보라며 황금향 조각을 건네서 먹어보니 오~ 마치 한라봉처럼 과육이 탱탱하면서도 한라봉처럼 상큼하지도 않고 천혜향처럼 달콤함이 느껴져서 바로 이걸로 달라며 크기도 작지도 않은 박스에 담긴 녀석을 가방에 넣고 다시 악세서리 매장에서 짐을 챙겨 이제 진짜 제주를 떠날 준비를 한다.
이때는 또 날씨가 어찌나 푸르던지 구름이 모두 걷힌 상태였다. 하마터면 다시 짐을 맡기고 하루더 렌트해서 한바퀴를 돌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또 날씨가 구무룩.... 그렇게 여행에 절반은 비와 바람과 사투를 벌였지만 좋은 기억만 남았던 제주여행이었다. 돌아갈때는 제대로된 바닥에서 한숨 자고 싶은 생각에 한시간반 전에 미리 줄을 서 있었는데 안내가 어찌나 부실하던지 게이트 1, 2, 외국인 인데 줄을 선 사람도 이게 어디로 가는배인지 모르고 그냥 앞사람이 서니 같이 선 꼴이다. 나중에 한시간정도 지나니 그제서야 배편 안내판을 붙이기 시작한다. 매번 똑같은 배가 출발할텐데 바닥이나 천정에 미리 OO행 이렇게 안내판을 붙여두면 안되는지 아쉬움이 들었다.(게이트1은 녹동, 우수영이고 게이트2는 여수항이다) 출발 한시간전 밖에 배는 미리 기다리고 있었고 드디어 출입문이 열리고 배에 승선했다. 3등실인데 제주로 올때는 객실안에 자리가 없어서 매점옆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으려니 바닥도 차고 어찌나 불편하던지(그때 옆에 있던 신혼부부인지 연인인지 그 아줌마 어찌나 텃세부리던지 똑같이 불편하게 가면 혼자 앉을 자리 좀 비켜주면 되지 지가 일부러 밀어내면서 나보고 붙지말란다;; ㅋㅋ 남자친구 되는 사람이 불쌍해보일정도로.. 하지만 비가 오니 여행은 잘 하고 있으려나 걱정이 되네) 제일먼저 자전거를 난간에 묶어두고 일찍 자리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옆에 애가 셋이나 되는 가족이 자리를 잡았는데 어휴.. 출발전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아버지란 사람은 막내랑 놀아준다고 관심도 없고 엄마는 퍼져 쉬고 있고 이러니 맘충이니 뭐니 하는 비하하는 용어가 생기는게 아닌가 싶었다. 욱하는 마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냥 이어폰을 끼고 참았다. 즐겁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화내면 그가족이나 나나 4시간동안 스트레스만 받을게 뻔하기 때문이다..(다른 자리를 옮기려고해도 이미 승선 30분만에 모든 자리는 가득찼다) 다음에 올때는 비행기나 만원정도 더 비싼 2등석 좌석칸을 알아보던가 해야지..
오후 4:30분 드디어 배가 출발하는데 파도가 세서 그런가 배차 출렁거림이 올때와는 달리 심하다. 4시간을 지겹게 보내며 8시 얼른 짐을 싸고 30분전 미리 내리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고흥항에 도착하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처음 제주올때 앞에서 줄서있던 아저씨가 보인다. 아저씨도 나를 기억하는지 한번 멀뚱히 바라보고 계시는데 둘다 선듯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는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헤어진다. 8:30분쯤 고흥항에 도착하니 피곤한데 하루더 인근에 묵으려해도 내일부터 추석 교통대란이 펼쳐질거 같아 급히 기름을 가득채우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날씨가 적어도 이틀정도만 맑았더라면 한라산도 한번 오르고 싶었는데 절반의 아쉬움을 제주도에 남겨두고 온 여행이다. 그래도 절반의 행복함은 가져왔으니 즐거운 여행이기도 하고.. 그래도 첫날 맑은 바다 사진을 많이 찍어와서 한동안 다시 이 글을 읽으며 여행 분위기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에필로그: 승선전에 신분증확인을 하니 신분증 꼭 챙기기. 3등실 배를 이용한다면 돗자리는 필수, 찜질방보다는 게스트하우스나 제대로된 숙박을 권함.. 이틀동안 제대로된 잠을 잔 기억이 없음.. 황금향 꼭 맛보길.. 장사잘되던 고기국수집은 다음에 한번더 들릴때 꼭 먹어볼 예정, 너무큰 기대는 가지지 말고.. 갈치구이는 비싸지만 한토막이 손바닥만하기 때문에 1인분으로 충분함. 우도땅콩막걸리 맛남. 차량 렌트는 미리 여행전 준비하길.. 당일에 예약하려면 이미 하루종일 렌트예약한 차량이 많아 예약이 힘듬. 성산일출봉 일출은 날씨가 허락되면 꼭 챙겨보길. 자전거 스탬프 투어를 한다면 문구점에서 스탬프 하나 챙겨가는것도 좋을듯.. 도장은 멀쩡한데 스탬프가 말라붙어 전반적으로 잘 안찍힘. 일기예보에 비소식 50%만 있어도 비오니 우의는 꼭 챙겨가길.. 시내권은 편의점이 많지만 서/남, 남쪽은 편의점 구경하기 힘드니 미리 식수는 준비해서 여행하길. 차량 방지턱과 인도 언덕에 단차가 생각보다 높아 로드자전거는 타이어 펑크나기 쉬우니 차도로 가거나 저속으로 안전라이딩 하시길.. 시장안 병에든 한라봉 음료는 입만 버리니 가급적 그돈으로 황금향 사먹길.. 자전거 도로 안내상태가 그리 잘 된게 아니니 미리 전체적인 길은 알고 떠나길.. END
▷ 제주 도착 30분전.. 저멀리 한라산과 삼각형 모양의 제주의 모습이 보인다.일단 대략적인 2박3일동안의 경비, 자전거도로 상태등을 적어보았다. 이제는 구체적인 생각, 본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여행가기 일주일전부터 슬슬 제주 여행당일 날씨예보가 올라온다. 처음에는 토(맑음)/일(구름)/월(비)로 되어 있다가 점점 비올 확률이 높아지고 출발 전날에는 둘째날 오전부터 비소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부랴부랴 자전거 여행이다보니 비를 만나면 고생할게 뻔해서..(예전에 대구에서 구미 해평 촌까지 연꽃축제 보러 갔다가 비를 만나서 시껍했다;) 철저하게 준비를 해갔다. 우선 우산보다는 우의를 하나 준비하고 짐칸 전체를 덮을 덮개를 천막사에서 하나 만들었다. 덕분에 짐칸은 비가와도 탈없이 여행을 마칠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자전거 여행은 비오기전 이틀이라 스탬프 여행을 완주하기 위해 무리하게 계획을 세웠는데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하루, 다음날은 서귀포에서 다시 제주시까지 일정을 세웠다. 한번에 가는게 생각보다 어렵다는걸 미리 구미-대구 장거리 이동으로 테스트한 상태라 큰 경사로나 그런 장애물만 없으면 이틀이면 가능할걸로 예상했다. 실제 첫날 도착해서 점심도 거르고 6:40분을 달려서야 저녁쯤 서귀포에(법환바당 인증센터) 도착할수 있었다. 둘째날도 오전에 완주하기 위해 시간을 계산하다 당초 새벽 4:30에 출발하려던걸 1시간 당겨 새벽 3:30분부터 출발해서 성산에서 일출을 본뒤 약간 비를 맞기는 했으나 오전중에 완주를 할수 있었다.
여행 첫째날 새벽 4:30분 구미를 출발해서 고흥까지 내달리니 8:20분쯤 도착했다. 첫 배여행이라 아무것도 모른상태에서 단순히 줄서서 타기만 하면 될줄 알았는데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자전거를 내려 상태를 마지막으로 체크한뒤 무인안내기기에서 표를 바꾸려니 기기 장애란다. 조금 줄서서 예약표를 티켓으로 발권한뒤 줄을서서 2층 배입구까지 자전거를 들고 올라가니 이미 3등 객실은 만원이다. 완전 시장바닥이다;; 정확히 9시 출발하며
틈새에 자리를 잡고 돗자리펴서 잠깐 눈좀 붙인뒤 도착예정 30분전부터 정리를 하고 밖으로 나가니 저멀리 제주도와 한라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점점 다가갈수록 빌딩과 한라산 정상의 모습이 보이니 신기하기만 하다. 어서 기술이 발전되어 제주까지 지하 해저터널이나 다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안내에는 9시부터 3시간 40분이면 도착한다고 했으나 이런저런 도착준비를 하다보니 1시쯤 도착했다. 제주여객터미널을 빠져나와 대충 서귀포까지의 이동시간을 알고 있으니(미리 여러번의 구미-대구 자전거 이동으로 체력상태와 평균속도를 계산했다) 점심을 먹게되면 도착시간이 늦어질수도 있을거 같아 조바심에 가면서 편의점에서 간식으로 해결하자는 생각으로 출발한다. 제주시에서는 도로위 편의점을 흔하게 볼수 있어서 음료를 먹어가며 출발했다. 문제는 자전거 도로의 상태였다. 출발전에 알아본 후기들은 시내 길 상태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이 없어서 타 지역처럼 우레탄으로 덮여있거나 도로 가장자리에 잘 정리되어 있을줄 알았는데 이거원.. 터미널을 벗어나 첫 싲가부터 난감하다. 다행히 구글맵 앱으로 미리 만들어 두었던 자전거 여행 지로를 불러와서 차 네비처럼 중간중간 경로를 확인하며 이동해서 그나마 길을 잘못 들거나 한 문제는 줄였으나 너무 상태가 안좋다. 더군다나 차량이 많아서 그런지 갓길 자전거 도로위에 보기좋게 주정차를 한 ㅎ으로 시작하는 렌트카가 제일 많았고, 공사를 하고나서 페인트칠을 하지않아 끊겨서 해맨적도 몇번 있었다. 공사를 마쳤으면 다시 페인트작업까지가 마무리 아닌가? 제주시장이 저작년인가?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고 나서 한바퀴 동호회 회원들과 돌았다는데도 상태가 이정도면 관심을 안가지고 있는듯 하다..
아쉬움에 출발하니 바다 해안가 도로위주로 구성되어 있는탓에 경치는 좋다. 푸른바다와 검은 현무암의 조화가 은근히 제주도의 멋을 부르고 있는듯 하다. 게다가 날씨는 엄청 라이딩을 즐기기에 좋은 날씨라 덥지도 않았다. 다시 렌트카로 한바퀴 돌아볼 생각에 주변 상가에는 관심도 주지않고 자전거도로를 열심히 달렸는데 마지막날 뒤늦게 렌트카 앱으로 신청하려니 이미 예약이 가득차 쉽게 예약할수 없었다.. 유명한 카쉐어링 외에도 지역 렌트카 업체도 많던데 굳이 돌아본 길을 쓸데없이 또 돌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제주시를 빠져나오니 외곽지역은 도로 공사가 뜸한지 처음 페인트 상태로 양호하게 남아있어서 네비없이도 그냥 바닷가를 바라보며 달릴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제주시를 벗어나니 도로에 편의점도 점점 뜸하더니 남쪽을 지날때는 아예 없다.. 자전거도로 주변에는 커피집들은 많이 보이던데 굳이 생수나 음료를 마시면 되는데 비싼커피를 마셔가며 달릴 필요를 못느껴 참으며 달렸지만 시내에 있는 편의점을 남쪽에도 배치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달리며 왼쪽을 바라보면 항상 한라산이 보이는것도 제주다운 모습이라 생각해본다. 본래 날씨 좋았다면 둘째날 쉬운 영실코스로 아침에 등산을 했다가 성산일출봉까지 갈 예정이었는데 결국은 달려보니 체력도 한참 부족할뿐더러 날씨탓에 잘 피한것 같다. 아마 둘째날 등산까지 했다면 두다리 모두 절름발이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지금도 왼쪽다리를 무리하게 사용한탓에 통증이 남아있다;; 그렇게 바다 풍경을 보며 스탬프 인증을 하는데 스탬프들 관리상태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 빨간색 인증장소는 한눈에 띄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탓에 스탬프는 뚜껑이 열려 말라버렸고 일부는 파손되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직장에도 만년스탬프라고 인주와 도장이 결합된게 있는데 이런걸로 구성하면 선명하게 잘 찍힐텐데 미리 스탬프 상태가 안좋다는걸 알았다면 준비해왔을텐데 이점이 아쉽기만 하다.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제주시에서 해거름마을공원 인증센터까지는 많이 볼수 있는데 넘어가면 점점 뜸해지고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자주 마주치게 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거름마을공원 전이나 후쯤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하는듯 하다. 본인은 첫날 목표가 서귀포까지라 부지런히 앞선 사람들을 제치며 내달렸다. 이때는 평속 30km로 쓸만한 엔진이었는데... 아침에 집을 나올때도 달과 별을 보고 서귀포로 가는길에도 바다넘어 지는 해와 떠오르는 달을 보고 있으니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는걸 느끼게 된다. 금새 어두워지고 저녁라이딩으로 도로위 차량과 같이 달리는 구간때문에 미리 후미등을 켜고 달리기 시작한다. 일부 차량들이 자전거도로위에 잠시 차를 세우곤 하는데 자전거 라이더 입장에서는 참 짜증나는 존재들이다. 생명과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가급적 골목안에 주정차를 했으면 좋겠다. 산방산을 지날때 1차로 배터리 방전이 되어 슬슬 밟기도 하다가 결국 문제가 생겼다. 오르막길 자전거 기어를 바꿀때 너무 힘주어 조정한탓에 체인이 톱니를 벗어나 바퀴 살부분에 끼이는 경우가 몇번 있었다. 결국 이문제때문에 체인이 바퀴 살부분을 눌러버려 살대 하나가 부러져버렸다. 중간에 포기를 해야하나 인근 자전거 정비점을 알아봐야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새로 바꿀요량으로 한쪽이 부러진 살대를 꺽어서 아예 부셔버렸다. 간섭이 사라지니 다시 달릴수는 있었지만 턱이 많아 충격을 심하게 받으면 결국 휠에 영향이 전달된것 같은 걱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내륙은 방지턱을 지날때 부드럽게 넘어갈수 있는데 제주도는 뒤늦게 방지턱을 만든건지 단차가 있다. 올라갈때 쿵 내려갈때 쿵.. 그리고 인도로 올라갈때 자전거를 생각안한건지 현무암으로 된 턱의 단차가 대략 1센티정도는 되는듯 하다. 서행으로 살짝 바퀴를 들지않고 속도를 내다가 턱을 밟으면 바로 펑크나기 좋은 아주 안좋은 환경이다. 이럴바에야 전부다 도로 가장자리 차선을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것이지 왜 인도위로 자전거를 안내하는건지.. 무슨 자전거 수리점 회사가 제주시에 로비라도 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펑크나기 좋은 환경이다.. 다행히 여행내내 펑크패치와 예비 튜브는 사용할 일이 없었다..
해가지니 자전거전용도로의 파란선도 잘 안보이고 위험하긴 하다. 네비를 중간중간 체크해가며 겨우 서귀포 법환바당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저녁 7:40분쯤이다. 조금더 위로 올라가면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내 찜질방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향했다. 이곳에서 첫날 숙박을 했다. 다음날 비가 늦게 오라고 그렇게 빌었건만 일기예보에 비오는 시간이 점점 당겨지고 있어서 결국 서둘러 새벽 3:30에 출발하자는 생각에 부랴부랴 짐을 싸고 야간라이딩을 다시 시작한다. 남쪽은 차도 가장자리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아 카메라 단속을 하지 않는 야간에는 사고의 위험도 높을것 같았다. 후미등을 켜가며 달리는데 야간이나 밖은 껌껌하고 천지연, 쇠소각을 지나는데도 주변 풍경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이건 다음에 또 여행오면 그때 둘러보기로 하고 다음 인증센터로 향했다. 밤이라 많이 쌀쌀할줄 알았는데 바람막이 정도만 입고 달려도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을정도의 온도였다. 다만 길거리에 고양이와 개들이 왜그리 많은지;; 한번은 진돗개 같은게 어슬렁거리고 있어서 괜히 따라올까봐 속도를 늦추어 천천히 달리기도 하고 풀숲에서 뭔가 부시럭거리길래 괜히 깜짝놀라 풀스피드로 내달리기도 했다.. 가급적 한적한 해안도로 야간 라이딩은 여럿이서 같이 달리기를 권한다.. 바다는 보이지 않는데 들리는 파도 소리도 낮설서 그런지 가끔씩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야간라이딩을 즐기다(?) 서서히 동쪽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때마침 성산일출봉도 대략 10km정도 남았다는 표지판을 본뒤 일출 시간을 맞추기 위해 더 빨리 내달리기 시작한다. 6:40분 성산일출봉앞 해안도로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구름이 잔득껴서 해를 볼수는 있을까 걱정했는데 신기하게도 구름 수평선 너머 스멀스멀 해가 떠오르는데 완전한 일출을 볼수는 없었지만 구름이 적절히 가려 구름뒤 일출을 볼수 있었다. 그래도 이게 어딘지.. 성산일출봉의 모습도 장엄하지만 그 뒤로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있으니 뭔가 여행의 피로가 싹 씻기는 기분? 성산일출봉 일출은 강력 추천한다. 그렇게 일출까지 즐긴뒤 이제 남은 두곳만 찍으면 되는데 아침일찍 문을 연 편의점에서 음료를 마시며 거리를 계산하고 하늘을 보는데 이런.. 아침이라 안개낀게 아니라 완전 비구름이 머리위를 가득 뒤덮었다.. 그때부터 괜히 조바심이 생겨 빨리 달리기 시작하는데 결국 예정보다 빨리 7:30분쯤부터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세찬비가 내렸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는데 부슬비에 이제 2개만 찍으면 마칠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비를 맞고 달리기로 선택했다.
이때부터 자전거도로가 해안가도로를 둘러 안내하는게 어찌나 짜증나기 시작하던지.. 그래도 제주는 사방이 똑같은 바다여도 깊이가 달라 그런지 바다색이 동서남북 전부 다른게 신기하기만 하다. 9시 조금넘은 시간 함덕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또 하늘색 바다를 보고 있으니 조금전까지 화를 내며 바다를 보던 생각이 사라지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내륙에 있으니 그저 가까운 바다라면 비린내만 가득하던 포항 앞바다를 생각했는데 비를 맞으며 이렇게 깨끗한 바다가 사방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인증스탬프를 찍으며 이제 남은 오후,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다시 출발지였던 제주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 셀프 인증사진부터 찍었다. 당초 계획에는 바닷가를 멋진 파노라마로 하나 찍어가려고 했었는데 결국 삼각대를 셀프 인증사진을 찍는데 유용히 사용하게 될줄이야.. 인근 편의점에서 여행내 유용히 사용했던 우비를 버리고 값싼 우산을 하나 장마했다. 아무래도 어딘가 다닐때 우비보다는 편할듯 하다. 이때 길건너 빗속에서도 라이딩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여럿보인다. 본인은 겨우 2시간정도 비를 맞았지만 오늘 하루종일 일기예보에 비소식이던데 저 라이더들을 보고 있으니 괜히 짠한 생각이 들었다. 비맞으며 달리는게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바닥이 미끄러워 자칫 차도 겸용 자전거도로에서는 위험할수가 있다. 브레이크를 잡아도 빗물때문에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
일단은 제주항 인근에 찜질방 위치를 알아두고 새벽부터 열심히 운동한탓에 피로때문에 사우나를 다녀왔다. 뜨끈한 온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저절로 피로가 사라지는듯한 기분? 그냥 때를 씻으러 갈때와는 감흥이 다르구만~ 한참을 탕속에서 몸의 피로를 푼다음 인근 마트앞 자전거보관소에 이번 여행에 고생한 자전거를 세워두고 다니려니 괜히 마음이 찝찝하다.. 여기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않았다. 자전거 안장을 때어가기도 하고 뒷 타이어는 어디로 흘러간건지 방치된 자전거들이 몇대 눈에 보인다.. 그래도 비속에 타지도 못할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건 또다른 짐이 될거 같아 세워두기로 했다.
조금 걸어 제주항에서 가까운 동문시장에 들려 뭐를 파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입구에는 감귤을 주로 판매하고 있었고 곳곳에 음식점들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인근 이마트보다 더 장사가 잘 되는 분위기? 오히려 마트가 흥할줄 알았는데 여기는 아직 재래시장이 관광객들 덕을 많이 보는듯 하다. 시장이 워낙커서 전체를 다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일단 내일 기념품을 사기위해 뭐가 유명한지만 살펴보기로 했다. 지금이 황금향이라는 품종이 제철인지 색깔도 노란게 크고 맛있어 보였다. 그런데 비에 젖은 신발을 신고 다니려니 뭔가 찝찝하기만 하다. 결국 인근 24시 코인빨래방에 들려 비에 젖은 반팔티와 속옷 등을 빨겸 기다리는 동안 운동화도 살짝 말리기로 했다. 세탁, 건조까지 40분정도 걸려서 똑같은 시간을 신발건조기에 넣고 돌렸더니 우와~ 역시 상업용 세탁기기가 성능이 좋은건지 거의 한 85%정도는 말랐다. 다시 기분좋게 걸음을 걸어(이때는 비가 오다말다 반복했는데 비보다는 강한 바람이 문제였다.. 비오며 강한 바람이 부니 우산을 써야하는데 우산이 뒤집히기를 수어번.. 어휴 이동네는 뭔 태풍바람도 아니고 돌풍이 엄청나구나라는걸 느끼며 걸었다. 저녁에 뉴스를 보니 오늘 돌풍으로 우회한 여객기가 수어편이나 된다고 한다.. 오기 힘든 동네구나;;)
점심으로 잡지에서 봤던 제주 수제맥주를 한잔마시려고 꽤 걸어갔건만 허탕하게도 사라진건지 주소가 잘못된건지 주택단지여서 허무하게 다시 돌아오려다가 다른 조금 떨어진곳에 한번더 가보기로 하고 제주버스를 이용했다. 빗속에서 생각보다 속도를 내며 운전하네;; 바깥 풍경을 보다가 살짝 졸다 일어나니 또다른 수제맥주 인근 동네였다. 정신을 차리고 버스에서 내린뒤 조금 골목안을 걸으니 드디어 이곳은 문을 열었구나!! 아직 식사전이었지만 수제맥주 500미리 2잔과 지슬튀김이라고 감자튀김으로 요기를 하며 내부구조를 살펴보고 있으니 아직 이른시간에 비가 와서 그런지 매장이 한산하다. 수제맥주라고 동네서 맛보던 수제맥주와 비교하게 되었는데 제주 천연생수를 사용해서 그런지 맛이 깔끔하다. 그래도 왠지 동네 수제맥주가 더 맛있는거 같기도 하고.. 뭔가 맛이 싱거운 느낌이다. 매장 한편에 마침 제주 특산물 코너가 있어서 한번 둘러본뒤 밖은 나오니 저녁 5시쯤 되는 시간이다. 버스를 타고 다시 탑동으로 이동하니 이제 허기가 생겨서 밥집을 찾아보다가 그래도 제주도에 왔는데 해물이나 돼지고기를 먹어야 하지 않나 생각에 24시간 식당은 걸렀다.. 그런데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생선구이집이 일찍 문을 닫았네? 결국 길건너 식당에 들려 갈치 생선구이를 주문했다. 이때 실물 크기를 못보고 집에서 먹던 손바닥 절반의 갈치를 생각하고 두토막을 주문했는데 차려진 음식을 보니 굳이 한토막만 있어도 될듯한 감동적인 비쥬얼이다. 생선 두토막 밥 두그릇을 제주여행 이틀만에 첫 밥다운 밥으로 먹으니 감회가 새롭다. 한라산 소주까지 한잔 곁들여 배 터지도록 먹은뒤 인근 찜질방으로 향했다. 피곤함에 바로 옷을 갈아입고 자려는데 이곳은 TV 시청하는곳과 구분이 안된탓에 구석에서 잠을 청하려니 TV소리에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여러번 뒤척이다 새벽에 갈증으로 깨서 밖을보니 거의 폭우수준으로 세찬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급조한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몇몇을 포기했지만 스탬프 여행도 무사히 마쳤고 갈치구이도 먹었으니 그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다시 돌아와 잠깐 잠을 잔건지 졸은건지 일어나니 새벽 6시.. 이때 한 정신질환자인지 혼자말로 허공에 고함치기 시작한다;; 사우나 아저씨까지 와서 경찰부른다며 말렸지만 그때만 순한양이지 돌아가니 또 시작이네.. 결국 비몽사몽으로 일어나 TV를 보다가 밖을보니 그때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기가 싫어도 지금 나가면 할게 없었기에 그냥 9시까지 시간을 버티기로 한다.
드디어 여행 마지막날.. 이제 기념품을 준비해가야하는데 자전거가 있다보니 자제할수 밖에 없었다. 우선 예약표를 티켓으로 바꾸기 위해 제주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이곳은 다행히 무인발권기가 제대로작동하네.. 화장실에 들려 볼일을 보고 나가려는데 한무리 정장부대가 보인다. 모든 사람들의 중심에 선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니 원희룡 도지사네? 사진은 한 40대 초반으로 젊게 보이던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는 연세가 들어 보였다. 아마 추석을 맞아 여행객들에게 인사겸 준비상황을 살펴보고 있는듯 하다. 터미널을 빠져나와 인근 이마트에서 가방을 하나 구입한뒤 그 크기에 맞는 선물들을 찾기위해 다시 동문시장을 향했다. 이때도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제주를 떠나는 배가 오후 4시30분 출발이어서 지금사면 또 짐이 될거 같아 한번더 스캔만하고 점심을 먹기위해 효리네 민박에서 봤던 그 고기국수 거리를 찾아 걸었다. 시내권이라 그리 멀지는 않았지만 언덕위에 있다;; 제법걸으니 공원같은게 보이고 국수거리라는 현수막도 보이고~ 그런데 유독 한집에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때가 12시쯤이라 저 줄을 섰다간 다른 일정에 차질이 생길거같아 조금더 걸어 옆집에 비교적 한산한 국수집에 들렸다. 고기국수 한그릇을 시키니 금방 가져오던데 오~ 비쥬얼은 그럴싸하다. 국수에 수육같은 덩어리 큰 고기가 몇개 올려져 있어서 식욕을 자극한다. 국수와 고기를 같이 한번 후루룩하니 뭐 없네.. 식사대용으로는 살짝 아쉬운 양이다. 대가족 무리가 계산을 하고 나가는 동안 기다리고 있는데 사장 아주머니 혼자만 한국인이고 종업원들이 전부 조선족인지 중국인인지 모르겠는데 대화도 안되고 계산도 할줄 모르고 총체적난국이다;; 한 5분정도 대가족 무리가 초콜릿을 한박스 계산하는데만 아주머니가 열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기다릴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맛 평가까지 안좋아지고 결국 장사가 잘되는 곳과 안되는곳은 이런 환경들 탓도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식당을 빠져나와 드는생각이 밥을 먹자였다;; 국수로는 도저히 배시간까지 기다릴수 없을것 같았다. 오다가 봤던 해물뚝배기 집으로 향하는 길에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천연잔디로 만든 운동장을 보고 있으니 괜히 부러운 생각도 든다. 가계에 도착하니 이미 점심시간이라 여유자리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해물뚝배기 한그릇을 주문하니 뚝배기 한가득 해산물을 담아주는데 저절로 술을 부르는 비쥬얼이다~ 우도 땅콩막걸리가 한병에 5천원이나 해서 괜히 예전 마트에서 샀던 울릉도 호박막걸리처럼 맛없는게 아닌가 살짝히 걱정도 했지만 왠걸 한잔 마시니 깊은 땅콩의 고소함에 막걸리만 두병먹어도 배부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국수먹었던 기억은 저 멀리 사라질 정도로 해산물뚝배기와 막걸리로 배를 채운다음 다시 조금 걸어 동문시장을 향했다.(미리 네이버로 최단거리 골목길을 검색했다)
선물로 감귤 박스를 몇개 사자니 자전거와 같이 못 움직일거 같아 결국 망설이다가 도로가에 위치한 제주 기념품 전문점을 들렸다. 매장밖이 노란색이라 감귤파는 곳인줄 알았는데 들어가니 악세서리 천국이네? 전부 아티스트들이 핸드메이드로 만든 제품들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가 작은 한라산 소주컵에 아기자기하게 장식한 것도 기본 8천원정도로 꽤 몸값이 비싸다. 한바퀴 둘러본뒤 향기좋았던 한라봉모양 비누와 야간 무드등으로 사용하기 좋은 악세서리등 몇개를 구입한뒤 잠시 짐을 매장에 맡기고 시장안으로 향했다. 전날 황금향이라는게 도대체 어떤맛인가 궁금해서 시장안 할머니께 하나만 팔수 없는지 물었다가 매정하게 그렇게는 안판다는 말에 돌아섰던 기억에 계속 걷다가 한집에서 한번 먹어보라며 황금향 조각을 건네서 먹어보니 오~ 마치 한라봉처럼 과육이 탱탱하면서도 한라봉처럼 상큼하지도 않고 천혜향처럼 달콤함이 느껴져서 바로 이걸로 달라며 크기도 작지도 않은 박스에 담긴 녀석을 가방에 넣고 다시 악세서리 매장에서 짐을 챙겨 이제 진짜 제주를 떠날 준비를 한다.
이때는 또 날씨가 어찌나 푸르던지 구름이 모두 걷힌 상태였다. 하마터면 다시 짐을 맡기고 하루더 렌트해서 한바퀴를 돌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또 날씨가 구무룩.... 그렇게 여행에 절반은 비와 바람과 사투를 벌였지만 좋은 기억만 남았던 제주여행이었다. 돌아갈때는 제대로된 바닥에서 한숨 자고 싶은 생각에 한시간반 전에 미리 줄을 서 있었는데 안내가 어찌나 부실하던지 게이트 1, 2, 외국인 인데 줄을 선 사람도 이게 어디로 가는배인지 모르고 그냥 앞사람이 서니 같이 선 꼴이다. 나중에 한시간정도 지나니 그제서야 배편 안내판을 붙이기 시작한다. 매번 똑같은 배가 출발할텐데 바닥이나 천정에 미리 OO행 이렇게 안내판을 붙여두면 안되는지 아쉬움이 들었다.(게이트1은 녹동, 우수영이고 게이트2는 여수항이다) 출발 한시간전 밖에 배는 미리 기다리고 있었고 드디어 출입문이 열리고 배에 승선했다. 3등실인데 제주로 올때는 객실안에 자리가 없어서 매점옆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으려니 바닥도 차고 어찌나 불편하던지(그때 옆에 있던 신혼부부인지 연인인지 그 아줌마 어찌나 텃세부리던지 똑같이 불편하게 가면 혼자 앉을 자리 좀 비켜주면 되지 지가 일부러 밀어내면서 나보고 붙지말란다;; ㅋㅋ 남자친구 되는 사람이 불쌍해보일정도로.. 하지만 비가 오니 여행은 잘 하고 있으려나 걱정이 되네) 제일먼저 자전거를 난간에 묶어두고 일찍 자리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옆에 애가 셋이나 되는 가족이 자리를 잡았는데 어휴.. 출발전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아버지란 사람은 막내랑 놀아준다고 관심도 없고 엄마는 퍼져 쉬고 있고 이러니 맘충이니 뭐니 하는 비하하는 용어가 생기는게 아닌가 싶었다. 욱하는 마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냥 이어폰을 끼고 참았다. 즐겁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화내면 그가족이나 나나 4시간동안 스트레스만 받을게 뻔하기 때문이다..(다른 자리를 옮기려고해도 이미 승선 30분만에 모든 자리는 가득찼다) 다음에 올때는 비행기나 만원정도 더 비싼 2등석 좌석칸을 알아보던가 해야지..
오후 4:30분 드디어 배가 출발하는데 파도가 세서 그런가 배차 출렁거림이 올때와는 달리 심하다. 4시간을 지겹게 보내며 8시 얼른 짐을 싸고 30분전 미리 내리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고흥항에 도착하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처음 제주올때 앞에서 줄서있던 아저씨가 보인다. 아저씨도 나를 기억하는지 한번 멀뚱히 바라보고 계시는데 둘다 선듯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는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헤어진다. 8:30분쯤 고흥항에 도착하니 피곤한데 하루더 인근에 묵으려해도 내일부터 추석 교통대란이 펼쳐질거 같아 급히 기름을 가득채우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날씨가 적어도 이틀정도만 맑았더라면 한라산도 한번 오르고 싶었는데 절반의 아쉬움을 제주도에 남겨두고 온 여행이다. 그래도 절반의 행복함은 가져왔으니 즐거운 여행이기도 하고.. 그래도 첫날 맑은 바다 사진을 많이 찍어와서 한동안 다시 이 글을 읽으며 여행 분위기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에필로그: 승선전에 신분증확인을 하니 신분증 꼭 챙기기. 3등실 배를 이용한다면 돗자리는 필수, 찜질방보다는 게스트하우스나 제대로된 숙박을 권함.. 이틀동안 제대로된 잠을 잔 기억이 없음.. 황금향 꼭 맛보길.. 장사잘되던 고기국수집은 다음에 한번더 들릴때 꼭 먹어볼 예정, 너무큰 기대는 가지지 말고.. 갈치구이는 비싸지만 한토막이 손바닥만하기 때문에 1인분으로 충분함. 우도땅콩막걸리 맛남. 차량 렌트는 미리 여행전 준비하길.. 당일에 예약하려면 이미 하루종일 렌트예약한 차량이 많아 예약이 힘듬. 성산일출봉 일출은 날씨가 허락되면 꼭 챙겨보길. 자전거 스탬프 투어를 한다면 문구점에서 스탬프 하나 챙겨가는것도 좋을듯.. 도장은 멀쩡한데 스탬프가 말라붙어 전반적으로 잘 안찍힘. 일기예보에 비소식 50%만 있어도 비오니 우의는 꼭 챙겨가길.. 시내권은 편의점이 많지만 서/남, 남쪽은 편의점 구경하기 힘드니 미리 식수는 준비해서 여행하길. 차량 방지턱과 인도 언덕에 단차가 생각보다 높아 로드자전거는 타이어 펑크나기 쉬우니 차도로 가거나 저속으로 안전라이딩 하시길.. 시장안 병에든 한라봉 음료는 입만 버리니 가급적 그돈으로 황금향 사먹길.. 자전거 도로 안내상태가 그리 잘 된게 아니니 미리 전체적인 길은 알고 떠나길.. END
▷ 둘째날 오전부터 비소식이 있다.. 실제 비는 일기예보보다 빨리 내리기 시작한다.
▷ 가방을 가져가려다 불편해서 자전거용 가방을 준비했다. 여행내 잘 이용했다.
▷ 고흥에서 출발준비중인 남해고속카훼리7호. 특이하게 차량을 크레인으로 들어 선적하고 있다. 출발 한시간전부터 승선할수 있으니 자리에 누워가고 싶으면 미리 줄을서야한다.
자전거는 들어서 2층 계단으로 올라가야하니 미리 체력보충을 해두시길..
▷ 제주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할수 있는 최적의 장소 화장실ㅋㅋ
▷ 빨간 등대가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 제주 여행 시작이다.
▷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시련에 부딪치니.. 불법주정차와 공사로 막힌 자전거 길 들..
▷ 바다는 환상 그자체이다, 환상길이 도로가 아니라 바다였다.
▷ 한라산을 주변으로 섬 외각 해안가도로를 달리다보니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항상 한라산이 보인다. 제주도는 특이하게 산이 없어 그런가 밭 한가운데 무덤을 만든게 곳곳에 보인다.
▷ 웰컴 서귀포~ 하지만 아직 한참을 달려야 한다는거~ 드디어 남쪽여행 첫 편의점이 보인다. 도중에 카페같은데 몇몇 보이지만 편의점 구경하기는 힘들다.
▷ 산방산 언덕코스가 제일 가파르지만 그외 지역은 거의 평지수준이다.
▷ 첫날의 여정. 총 6시간 40분 114km를 달렸다. 구미에서 대구를 왕복으로 달리는 거리이다.
▷ 둘째날 새벽일찍 출발해서 겨우 성산일출봉 일출시간에 맞춰 도착할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 완전한 일출은 볼수 없었다.
▷ 일출을 같이 감상중인 내 애마.. 두곳을 남겨두고 날씨가 심상치 않다..
▷ 스탬프들 관리상태가 대부분 뚜껑이 열러 말라있거나 심한곳은 이렇게 훼손되어 있다. 거참 여행이 힘들어도 이렇게 불만을 풀면 되는가..
▷ 서귀포를 떠나며~ 드디어 스탬프를 모두 모았다. 이제 소원을 빌 차례인가?
▷ 만신창이가 된 내 애마.. 빗물에, 바닷물에 체인 곳곳에 녹이슬고 언덕길 무리하게 기어변속을 하다가 체인이 빠져 살대(스포크)가 2개나 부러졌다 T.T 돌아가서 정비하는데 또 돈 십만원 깨지겠구만..
▷ 그래도 완주기념 사진은 기쁘게~ 속은 슬프다.. 저 미세하게 보이는 어금니 꽉문 모습..
▷ 비에 젖은 신발을 신고 다니려니 불편해서 인근 24시 코인빨래방에서 세탁, 건조중..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성능은 가정용보다 좋다.
▷ 둘째날 여정. 7시간 12분에 125km 완주 합 240km.. 처음에 길을 잘못들어 돌아가고 한걸 제외하면 2~3km는 줄어들것이다.
▷ 점심으로 수제맥주겸 지슬튀김.. 감자튀김이라길래 일반적인 길쭉한 녀석을 생각했는데 퀄리티 있네~ 배가고파그런지 술안주를 밥으로 생각하고 먹었다는.. 술은 물이요~
▷ 둘째날 그렇게 돌풍이 불더니 결국 회항에 결항.. 제주도가 쉽게 올수있는곳이 아니구나~
▷ 둘째날 드디어 첫 밥다운 밥을 먹어본다. 집에서 먹던 손바닥 절반의 갈치를 생각하고 두토막을 시켰는데 손바닥만한 한토막으로도 충분한 양이다.(한토막에 2만원;;)
▷ 마지막날 티켓 끊으러 갔다가 원희룡 제주도지사 만남.. 이동네 슈퍼에는 삼다수만 파는구나~ 울동네는 지리산, 강원도, 제주도 전국 사방팔방의 생수는 모두 파는데.. 어찌보면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것과도 같으려나?
▷ 잔득 기대했던 고기국수는 음.... 장사가 잘되던 집은 뭔가 다르려나? 해물뚝배기는 맛난다. 하지만 장소가 좁아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야할지도.. 우도땅콩막거리는 꼭 한번 마셔보길
▷ 참 변덕스러운 날씨다. 낮에 기념품 살때는 구름이 싹 걷혔다가 돌아가려니 또 구름이 잔득 끼어있다.
▷ 돌아갈때는 좀 쉬려고 했건만 쉬기위해서는 줄을 서야한다는거.. 안내가 부실해서 앞사람이 어디가는지 물어보며 서야한다. 16:00에 출발하는 고흥, 우수영배는 게이트1에 두줄로, 16:20에 출발하는 여수배는 게이트2에 줄을 서면 된다. 한시간전부터 승선할수 있으니 적어도 1:30분전부터 줄을 서야 그나마 누울수 있다..
▷ 앞에 아저씨는 출발할때 보고 떠날떄보고.. 이것도 인연일지도.. 8:30분에 고흥에 도착. 2박 3일 일정이 마치 신병의 4박5일 휴가마냥 금새 지나가버린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날좋을때 또 들리고 싶은 제주도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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