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인 이브 미쇼는 타락한 현대미술을 개탄하며 이런 말을 했다. 이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려 절명케 해야 한다’고.
민주당이 요즘 동네북이 됐다. 오징어마냥 자근자근 씹히기도 하고 누구 표현대로 민주당 욕하는 게 국민오락이 됐다고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게 요즘 일만은 아니다. 얼마나 됐을까. 열린우리당부터 시작해 적어도 5년은 됐다. 지난 세월 우리가 민주당에 실망하면서도 표를 준 이유는 간단하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무능한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달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기들끼리 싸웠다. 밥그릇 가지고 말이다. 탄식과 절망을 삼키며 꾸짖은 지 5년이면 이제 결론을 내야 한다.
흔히들 ‘죽어야 산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제 민주당은 죽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의 상태는 고쳐서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민주당이 죽기를 거부한다면 국민이 죽여야 한다. 지금 민주당이 쇄신이나 혁신을 떠들어대지만 여기에 돈을 걸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그들은 쇄신을 해본 적이 없다. 과거의 분당과 합당이 쇄신일까. 천만에. 그렇다면 모바일투표나 국민참여경선이 쇄신일까. 그들은 이를 두고 획기적 혁신이었다고 주장하겠지만 사실 이는 새로운 방식의 도입이지 본질적이거나 총체적인 혁신은 아니다. 쇄신과 혁신은 자기 것을 포기하고 스스로를 뒤집어엎어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언제 한나라당, 새누리당 수준의 쇄신을 해봤는가. 천막당사에 살아봤는가. 새누리당처럼 빨간색 옷을 입고 김종인을 수장에 앉히는 것에 비견되는 파격을 선보인 적 있는가. 그들이 심지어 당 강령에서 ‘보수’ 용어를 삭제하자는 격렬한 변화를 시도할 때 민주당은 어떤 변화를 추구했는가. 그들이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깃발을 들 때 민주당은 무엇을 들고 있었나. 386으로 국회에 입성해 이제 486이 된 이들은 새누리당의 소장파 의원들만큼 당내 치열한 노선투쟁에 나선 적 있나. 민주당 486은 계파투쟁만 치열하게 했다.
민주당이 죽지 않을 방법은 쇄신뿐이다. 그러나 이건 당헌, 당규나 지도체제 고치고 경선방식 바꿔서 될 일이 아니다. 그것 역시 쇄신이라기보다 새로운 방식의 도입일 뿐이고 결국 부차적인 것이다. 쇄신의 본질은 인적쇄신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20대 이준석을 상전자리에 앉히고 손수조에게 공천을 준 것만큼 할 수 있나. 새누리당이 김무성을 탈락시키듯 호남공천 쇄신할 수 있나. 민주당의 중진 의원들이 영남에 몸을 던질 수 있나. 안철수에게 당대표 자리를 내줄 수 있나.
평소 새누리당을 기득권 세력이라고 비난해 마지않던 민주당이 자신의 기득권은 놓지 않는다. 더 이상의 고민과 논의는 시간 낭비다. 결론을 내야 한다. 우선 안철수가 있다. 정치 초년병이라 아마추어 같은 실수도 많이 했고 국민적 열망을 담을 그릇으로 부족하다는 평도 있지만 스스로를 단련하는 시간을 가지면 민주당 정치인보다는 나을 거다. 특히 세력으로서의 안철수 측은 민주당의 ‘늙은피 486’보다 순수함과 열정과 진정성에서 신뢰가 간다. 또 진보정치인 노회찬과 심상정이 있다. 김근태의 정신을 이어받을 정치인인 이들은 흔들림 없는 진정성에다 능력에 친화력까지 겸비한 출중한 인물들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127명 중 이 두 사람보다 뛰어난 인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안철수의 신당 창당이 나오자 민주당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태’ ‘악마의 유혹’이라고 하며 야권이 분열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 겁주기다. 민주당이 구태였고 민주당 자강론이야말로 악마의 유혹이다. 그리고 성공한 사례는 만들면 된다. 민주당이 안철수의 움직임에 재를 뿌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들 밥그릇 날아가기 때문이다. 민주당엔 희망이 없다. 희망이 좌절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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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가 대통령후보로 나설때 당없이 잘 하겠냐는 걱정을 했었는데, 역시나 새누리당은 온갖 허위사실 유포, 의혹제기로 바빴고 민주당마저 나름 치열한(?) 경선결과를 통해 선택된 문재인후보를 지지하느라 안철수 후보를 적극 지원하지 못하고 언젠가는 흡수통합될것이라 믿고있던사이 두후보간 입장차이로 삐걱대는 틈에 표는 표대로 흩어지고 이미지마저 큰 타격을 받아 패배한것 같아 더욱 아쉽기만하다.
이번 대통령이 야당후보가 되었다면 MB의 말년도 참 스펙타클했을텐데 역시 MB는 운하나는 잘 타고난듯하다. 이럴때 집권당을 견제할수 있는 능력이 거대야당인데 공조는 못할망정 휘둘리고 방관만하고.. 혁신을 논할게 아니라 해체만이 살길이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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