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43인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 선언에 이어 교사 1만 5853명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무한 책임을 요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3만 5천여명이 교사들이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한 이후 대규모 선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5일 전교조 본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극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발뺌과 속임수로 자리보전에 연연하는 공직자들, 남이야 어찌 되든 제 자리부터 챙기고 보는 지도자들이 활개 치는 한, 권력에 빌붙어 정권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언론이 국민들의 귀를 사로잡는 한, 순박한 영혼들만 뒤에 남아 얼싸안고 죽음을 맞이하는 참극이 끝없이 되풀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적극 행동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물이 차오르는 배 안에서 아이들이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을 때, 대통령께서는 공직자들에게 문책 위협을 하신 것 말고 무엇을 했느냐. 수명을 다한 낡은 유람선이 꽃다운 생명을 가득 태우고 기우뚱거리며 죽음의 바다를 향해할 때, 탐욕스런 자본가들이 승객의 안전을 뒷전으로 미뤄둔 채 화물 적재량을 속이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을 때,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고귀한 생명을 하나라도 건질 수 있었던 사고 초기단계, 그 금쪽같은 시간에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혼선과 무능 그 자체였다. 아니 생명을 구하려는 최소한의 책임마저 방기했다"며 "국민은 대통령에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신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부실한 구난 시스템과 함께 가슴이 내려앉은 국민들은 단 한 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한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 앞에 또 다시 넋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강압과 통제로 합리적 의심을 봉쇄하는 것으로 국민의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대통령은 자신의 책무 불이행을 뼈저리게 고백하고 이제라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뼈를 깎는 책임규명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런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 대통령은 무한 권력자가 아니라 무한 책임자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교사 선언은 지난 9일부터 전국에 있는 학교로 선언문을 배포하고 전교조 조합원 자격을 따지지 않고 선언문에 동의하는 교사들이 실명을 밝히고 서명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이번 교사 선언을 박근혜 대통령 퇴진으로 해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책임 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정부를 원한다. 정부는 사고가 사건으로 변할 동안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무능을 넘어서 방조했고 그 방조가 전 국민적 슬픔을 만들었다. 지금이라도 그 방조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와 그리고 이 사회가 자본으로부터 정권의 이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 제시할 수 없다면 이 정부의 책임을 맡고 있는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43명의 교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고 이번 교사 선언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징계 사태가 우려된다.
교육부는 15일 "위법한 교사선언 관련자에 대한 조치사항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통해 "교사 43명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 선언은 국가공무원법 65조(정치운동의 금지), 66조(집단행위의 금지) 등을 위반한 정치적 중립성을 위태롭게 한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의 소속과 직급을 파악하고 참여경위를 조사해 오는 20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5일 전교조 본부 대회의실에 박근혜 대통령의 무한책임을 요구하는 교사 선언문을 발표했다.
김정훈 위원장은 교육부의 징계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시시때때로 정권의 입맛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재단하고 징계 받는 상황이 '가만히 있으라'는 상황을 만든 것"이라며 "소위 말한 징계 칼날이 온다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징계다. 어떤 정권도 국민을 징계할 수 없다. 맞서 싸우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교육부의 징계가 가시화되면 법률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의 징계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국가공무원법에 규정한 정치적 중립성 역시 수업 시간인 공무 중에 제한돼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선언은 위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의 징계가 국립 초중고등학교, 사립 학교 교원, 교직자에게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국가공무원법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지금까지 독재 정권 시절이든 사회에 대한 발언을 했을 때 국공립대 교수에 대한 징계는 거의 없었다"며 "똑같은 법 체계 안에서 교수들은 넘어가고, 중고등학교 선생님들과 공립 교사 뿐 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에 대해서도 징계 칼날을 들이댔다. 법적으로 따지면 인위적으로 징계하고 자의적인 탄압을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징계가 확정되면 이에 반발해 교사들의 제2, 제3의 선언으로 연쇄,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하병수 대변인은 "국민과 교사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을 때 책임을 요구하는 선언들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교조는 교사 선언에 이어 오는 17일 전국교사대회에서도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을 규탄할 계획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애도 수업과 공동 수업을 진행한다. 전교조는 또한 5월 23일과 24일 세월호 침몰 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1박 2일 행진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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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오늘) 교사 1만 5천여명, "박근혜 대통령 자격 없다" - 이재진기자
[세월호 참극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선언]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을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수백의 어린 영혼과 함께 대한민국이 침몰한 날, 국민의 억장이 무너지고 학교가 내려앉은 이 날을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꽃다운 생명이 스러져가는데도 구명조끼를 입혀주며 서로 “사랑한다”고 다독이는 아이들 앞에서 가슴은 갈가리 찢겼고, “아무 것도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하다”며 울부짖는 친구들 앞에서 우리 어른들은 죄인이 되었습니다.
자율학습 보충수업에서 잠시 벗어나 3박4일의 짧디 짧은 행복을 꿈꾼 수학여행이 삶의 마지막 여정이 되고 말았을 때, 이 땅의 교육도 죽었습니다.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가?” 이 물음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우리는 아이들을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제2 제3의 수많은 세월호들이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의 꽃다운 목숨을 위협하고, 누군가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돈 몇 푼을 위해 망설임 없이 생명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비정한 자본, 이를 조장하고 비호하는 정치인과 관료들이 있는 한, 또 다른 희생자들이 세월호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 소중한 기억들을 밀쳐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발뺌과 속임수로 자리보전에 연연하는 공직자들, 남이야 어찌 되든 제 자리부터 챙기고 보는 지도자들이 활개 치는 한, 권력에 빌붙어 정권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언론이 국민들의 귀를 사로잡는 한, 순박한 영혼들만 뒤에 남아 얼싸안고 죽음을 맞이하는 참극이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안합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안내방송을 믿고 대기하라”고 한 말이 결국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말았다는 사실 앞에서, 많은 교사들이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 처했다면 어떤 교사라도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속절없이 죽어간 제자들을 앞에 두고 차마 그런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의심스러우면 되물어야 한다고, 부당한 지시에는 복종하지 말라고 가르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점수를 올리려면 의심하지 말고 정답만 외우라고 몰아세우고,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다는 핑계로 정답만 생각하라고 윽박질러서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판단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못해서 사진 속 아이들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배 안에서 아이들이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을 때, 대통령께서는 공직자들에게 문책 위협을 하신 것 말고 무엇을 했습니까. 수명을 다한 낡은 유람선이 꽃다운 생명을 가득 태우고 기우뚱거리며 죽음의 바다를 항해할 때, 탐욕스런 자본가들이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화물 적재량을 속이기 위해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었을 때,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대통령이 직접 끝장토론에 나와 ‘규제완화’를 역설할 때, 자본가들이 만세를 부르며 안전규제부터 내팽개치리라는 것을 몰랐단 말입니까. 대통령이 자본가들을 위해 비정규직 봇물을 열어젖힐 때, 자본가들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선장과 선원들마저 비정규직으로 갈아치우리라는 것을 정말 몰랐습니까.
대통령은 취임할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습니다. 그런데 피가 마르고 숨이 막히는 지난 한 달 동안 이 선서를 지키기 위해 진정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고귀한 생명을 하나라도 건질 수 있었던 사고 초기단계, 그 금쪽같은 시간에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혼선과 무능 그 자체였습니다. 아니 생명을 구하려는 최소한의 책임마저 방기했습니다. 더욱이 일부 고위관료들의 몰상식한 행동과 막말이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악화시켰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신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찌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 실종자 가족들의 까맣게 타들어가는 가슴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려는 마음을 국민들은 간절히 바랍니다. 형식적인 사과와 ‘연출된 위로’가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렸습니다. 부실한 구난 시스템과 함께 가슴이 내려앉은 국민들은 단 한 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한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 앞에 또 다시 넋을 잃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강압과 통제로 합리적 의심을 봉쇄하는 것으로 국민의 분노를 억누를 수 없습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책무 불이행을 뼈저리게 고백하고 이제라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발적인 재난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존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국가 시스템은 더 이상 존속될 수 없습니다. 이윤과 돈벌이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몇 명의 희생양을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진실을 은폐해서는 안 됩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뼈를 깎는 책임규명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습니다. 대통령은 무한 권력자가 아니라 무한 책임자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사전에 막지 못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탐욕과 무책임이 넘치고 이를 조장하는 사회에 대해 침묵해 왔습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한 해에 수백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수많은 학생들이 차별과 서열화로 절망하고 좌절할 때 이를 바꾸기 위하여 치열하게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좀 더 철저하게 고민하지 못했고, 순응과 체념의 죽임의 교육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탐욕과 불의에 복종하지 않겠습니다. 학생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살림의 교육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와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혁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2014년 5 월 15 일
김정훈 외 15,85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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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세월호 참극 해결 촉구 교사선언문]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참 답없는 정권이다.. 지성인들의 바른소리가 두려워 법으로 입을 꿰매려고 하다니 못된버릇만 배워서 지금이 어느시대인데 저런 낡은 수법으로 대처를 하다니.. 교육부장관부터 집에서 편히 라면먹도록 잘라버리고 쓸데없는 법, 규제 풀어준다니 이런것도 풀어야할것이다.
댓통령의 잘못된 판단을 걱정하며 하는말에도 과잉충성에 목맨 간신들때문에 대한민국이 세월호처럼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건 왜 다들 모르는지 답답한 현실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는가보다..
+ 지들 불리할때만 정치적중립 훼손?
+ 관련 공문
▷ 미디어오늘) 교사 1만 5천여명, "박근혜 대통령 자격 없다" - 이재진기자
[세월호 참극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선언]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을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수백의 어린 영혼과 함께 대한민국이 침몰한 날, 국민의 억장이 무너지고 학교가 내려앉은 이 날을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꽃다운 생명이 스러져가는데도 구명조끼를 입혀주며 서로 “사랑한다”고 다독이는 아이들 앞에서 가슴은 갈가리 찢겼고, “아무 것도 도와줄 수 없어 미안하다”며 울부짖는 친구들 앞에서 우리 어른들은 죄인이 되었습니다.
자율학습 보충수업에서 잠시 벗어나 3박4일의 짧디 짧은 행복을 꿈꾼 수학여행이 삶의 마지막 여정이 되고 말았을 때, 이 땅의 교육도 죽었습니다.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국민들이 묻고 있습니다. “도대체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가?” 이 물음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우리는 아이들을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제2 제3의 수많은 세월호들이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의 꽃다운 목숨을 위협하고, 누군가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돈 몇 푼을 위해 망설임 없이 생명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비정한 자본, 이를 조장하고 비호하는 정치인과 관료들이 있는 한, 또 다른 희생자들이 세월호 희생자의 이름과 얼굴, 소중한 기억들을 밀쳐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발뺌과 속임수로 자리보전에 연연하는 공직자들, 남이야 어찌 되든 제 자리부터 챙기고 보는 지도자들이 활개 치는 한, 권력에 빌붙어 정권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언론이 국민들의 귀를 사로잡는 한, 순박한 영혼들만 뒤에 남아 얼싸안고 죽음을 맞이하는 참극이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안합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안내방송을 믿고 대기하라”고 한 말이 결국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말았다는 사실 앞에서, 많은 교사들이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 처했다면 어떤 교사라도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속절없이 죽어간 제자들을 앞에 두고 차마 그런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의심스러우면 되물어야 한다고, 부당한 지시에는 복종하지 말라고 가르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점수를 올리려면 의심하지 말고 정답만 외우라고 몰아세우고,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다는 핑계로 정답만 생각하라고 윽박질러서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판단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못해서 사진 속 아이들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물이 차오르는 배 안에서 아이들이 죽음의 공포와 싸우고 있을 때, 대통령께서는 공직자들에게 문책 위협을 하신 것 말고 무엇을 했습니까. 수명을 다한 낡은 유람선이 꽃다운 생명을 가득 태우고 기우뚱거리며 죽음의 바다를 항해할 때, 탐욕스런 자본가들이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화물 적재량을 속이기 위해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었을 때,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대통령이 직접 끝장토론에 나와 ‘규제완화’를 역설할 때, 자본가들이 만세를 부르며 안전규제부터 내팽개치리라는 것을 몰랐단 말입니까. 대통령이 자본가들을 위해 비정규직 봇물을 열어젖힐 때, 자본가들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선장과 선원들마저 비정규직으로 갈아치우리라는 것을 정말 몰랐습니까.
대통령은 취임할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습니다. 그런데 피가 마르고 숨이 막히는 지난 한 달 동안 이 선서를 지키기 위해 진정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고귀한 생명을 하나라도 건질 수 있었던 사고 초기단계, 그 금쪽같은 시간에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혼선과 무능 그 자체였습니다. 아니 생명을 구하려는 최소한의 책임마저 방기했습니다. 더욱이 일부 고위관료들의 몰상식한 행동과 막말이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악화시켰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신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찌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 실종자 가족들의 까맣게 타들어가는 가슴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려는 마음을 국민들은 간절히 바랍니다. 형식적인 사과와 ‘연출된 위로’가 국민의 억장을 무너뜨렸습니다. 부실한 구난 시스템과 함께 가슴이 내려앉은 국민들은 단 한 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한 국가 시스템의 총체적 붕괴 앞에 또 다시 넋을 잃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강압과 통제로 합리적 의심을 봉쇄하는 것으로 국민의 분노를 억누를 수 없습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책무 불이행을 뼈저리게 고백하고 이제라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발적인 재난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존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국가 시스템은 더 이상 존속될 수 없습니다. 이윤과 돈벌이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몇 명의 희생양을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진실을 은폐해서는 안 됩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뼈를 깎는 책임규명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습니다. 대통령은 무한 권력자가 아니라 무한 책임자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사전에 막지 못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탐욕과 무책임이 넘치고 이를 조장하는 사회에 대해 침묵해 왔습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한 해에 수백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수많은 학생들이 차별과 서열화로 절망하고 좌절할 때 이를 바꾸기 위하여 치열하게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좀 더 철저하게 고민하지 못했고, 순응과 체념의 죽임의 교육을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탐욕과 불의에 복종하지 않겠습니다. 학생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살림의 교육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와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혁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2014년 5 월 15 일
김정훈 외 15,85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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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세월호 참극 해결 촉구 교사선언문] 아이들을 이대로 가슴에 묻을 수 없습니다.
참 답없는 정권이다.. 지성인들의 바른소리가 두려워 법으로 입을 꿰매려고 하다니 못된버릇만 배워서 지금이 어느시대인데 저런 낡은 수법으로 대처를 하다니.. 교육부장관부터 집에서 편히 라면먹도록 잘라버리고 쓸데없는 법, 규제 풀어준다니 이런것도 풀어야할것이다.
댓통령의 잘못된 판단을 걱정하며 하는말에도 과잉충성에 목맨 간신들때문에 대한민국이 세월호처럼 점점 가라앉고 있다는건 왜 다들 모르는지 답답한 현실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는가보다..
+ 지들 불리할때만 정치적중립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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