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4

170902 욕실 선반 정리하다

  요 몇일사이 욕실 배수구쪽 근처에서 악취가 나길래 위층에서 배수구에 뭔짓을 했나 의심만하고 있다가 욕실 구석에 세워둔 선반을 간만에(아래 첫번째 사진은 이곳에 이사와서 아마 4~5월쯤 찍은 사진일 거다, 그때 한번 청소를 하며 발 부분에 곰팡이가 잘 생겨 햇반 뚜껑을 뒤집어 받쳐두었다) 청소할겸 들어내는데...

 뜨악 매번 샤워할떄마다 뒷쪽에도 물을 뿌려 이물질을 씻어낸다고 믿고 있었는데 구석에 엄청난 곰팡이가 생겨있었다. 아마 물이 구석구석 직접적으로 뿌려지지 않아 고인상태에서 건조되지않아 곰팡이가 생기기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물론 창문과 욕실 출입문을 항상 열고 환풍기도 출근할때 켜고 잘때 끌때까지 계속 가동중이다)

 급히 곰팡이의 근원지 구석 선반을 버리고(-..-;;) 대책도 없이 바닥에 샴푸부터 면도크림 바디클린저를 깔아두고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반나절동안 신나게 인터넷 검색을 해봤으나 벽에 선반을 공중부양하는 방식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그렇다고 욕실창문턱에 약간의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 세워두자니 언젠가 넘어질듯한 불안감에 그러지도 못하고 바닥에 저 물건들을 깔아두고 사용하자니 샤워할때마다 걸리적 거릴거고 벽에 선반을 부착하자니 드릴로 고정하는 방식은 내집이 아니라 차마 함부로 작업할수도 없고 압착방식을 선택하자니 타일에 견고하게 고정되지 않아 저 무게를 못버티고 떨어질것만 같았다.

 결국 근처 다이소 말뿐인 천냥마트에 한번 가보자는 생각에 주섬주섬 옷 입고 나가봤는데 욕실용품 코너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다 네트망 코너에서 저 물건들을 보고 오호~ 저걸 벽에만 잘 고정시키면 쓸모가 있겠다는 생각에 크기는 대충 눈으로 짐작해서 벽면에 고정시킬 네트와 잡동사니를 담을 거치대를 담아왔다.

 집에와서 벽면에 대보니 얼추 잘 맞기는 한데 거울뒤에 네트망을 넣어 거치대를 걸어 안에 샴푸며 세안제를 몇개 넣었더니 거울이 앞으로 뜨면서 거치대가 무게때문에 기울어지는 생각치 못한 문제가 생긴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다가 만능 실리콘을 떠올리며 다시 다이소에 가서 실리콘 건이 없으니 치약같은 타입의 항균 실리콘 튜브를 사와서 거울 뒷면에 듬뿍 바르고 하루정도 굳혔다.

 그리고 기대를 하며 거치대에 물건을 담고 샴푸를 한번 사용해보는데 샴푸를 누르는 힘때문에 거치대가 흔들흔들 거린다. 밑에 뭔가 고을만한걸 찾아보는데 없네.. 결국 찾아낸게 알루미늄 행거 부속이었다. 녀석을 적당한 길이로 재단하고 위에는 잘 걸리도록 접어주고 아래는 남은 실리콘으로 고정시킨다음 샴푸를 사용해보니 우왕~굿 드디어 해결했다.
(3D프린터가 있었다면 이럴때 유용하게 받침대를 만들어 사용했을텐데.. 이참에 하나 사버릴까?)

 다행히 세면대부분 앞에 여유가 있으니 이렇게 활용하지 빈 공간이 없는 세면대였다면 또다시 고민하고 있었겠지.. 이놈의 머리는 항상 위급할때 200% 작동하니 문제다.. 평소에 이런 순발력 있는 생각을 하면 아마 한국의 아인슈타인급이 되지 않았으려나 혼자서 뿌듯해하며 주말을 마무리해본다
 


▷ 보통 가정에서 흔히 보는 구석에 설치하는 선반이다. 공간활용면에서 유용할거 같아 구입했는데 뭐 막상 저 4칸을 채우지도 못하고 샤워공간 구석에 있다보니 이물질이 끼여 곰팡이의 숙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급히 재활용 분리수거장에 내다버리고 대안을 찾다가 두번째 사진의 네트망 방식을 사용하게 되었다. 벽에 구멍을 낼수 있다면 선반을 하나 설치하는게 가장 깔끔하지만 내집도 아닌데 구멍을 내는건 쉽지 않았다.


▷ 처음에 거치대를 끼우고 샴푸등을 채운다음 한번 사용해봤는데 무게때문에 앞으로 심하게 흔들리는 문제가 생겨서 급히 녹슬지 않는 알루미늄 행거 부분을 지지대 삼아 끼워두니 딱 맞다. 이럴때를 안성맞춤이라고 하는가? 역시 아이디어는 환경이 열악해야 떠오르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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