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0

펌) 18대 대통령 후보 박근혜와 실종된 TV토론회

18대 대통령 후보 박근혜와 실종된 TV토론회
기사입력: 2012/11/20 [09:27] 최종편집: ⓒ 문화저널21



[문화저널21·이슈포커스·이코노미컬쳐] 대선을 앞두고 다소 어이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아직 TV토론이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대표가 경쟁했던 2002년 대선 때는 83차례, 이명박 대통령과 정동영 의원이 겨뤘던 17대 대선 때는 48차례의 각종 후보 토론회가 있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일이 고작 40일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인데도 한 번도 대선 후보 TV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공영방송인 KBS가 대선 후보 순차토론 형태로 TV 토론을 기획했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의 반대는 토론 순서를 맨 마지막으로 해 달라는 다소 오만한 이유에서였다. 

TV토론을 거부하는 박근혜 후보, 도대체 왜?

박근혜 후보가 TV토론을 거부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TV토론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안하는 것이다. 현재 대선구도에서 자칫 2:1 구도가 되어 TV토론에서 박 후보가 집중공격을 받을 것을 염려한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는 국민들이 없으니 단순하게 후보를 홍보하기 위해 TV토론에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선거캠프의 생각일 것이다.

이 전략이 TV, 신문, 잡지, 라디오를 주로 활용하는 전통미디어 중심의 마케팅 시대에는 괜찮은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소셜미디어가 활발하게 발달된 상태에서는 최대한 많이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현재 이미지는 TV토론이 불리하기 때문에 피한다는 이미지로 점점 굳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영향가 더 크다는 것을 선거캠프에서는 반드시 인지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TV토론에서 언제나 발생하는 변수들

현행 공직선거법상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후보 등록일 이후 선거운동 기간에 대선 후보를 초청하여 3번 이상 토론회를 가져야 한다. 여론조사 지지율 5% 이상인 후보자들이 TV토론에 초대되는데 중앙선관위는 12월 4일, 10일, 16일 3차례에 걸쳐 대선 후보들 TV토론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아직 방송사나 언론 주최 TV토론회가 계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음달 4일이 첫 번째 TV토론회가 될 것이며, 이 TV토론회에서 박 후보가 야권의 공세를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또한 현재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파행이 거듭되고 있기는 하지만,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 역시 후보 단일화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가 수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박근혜 후보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야권 단일화 후보가 1대1 TV토론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 박 후보가 자신만의 리더십을 보여주려면 TV토론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선거를 3일 앞둔 16일 열리는 마지막 TV토론에서 지지층의 강화와 부동표에 대한 방향이 결정될 것인데, 이 시점의 여론조사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기존 방식의 여론조사와 SNS상의 여론이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들은 SNS 여론에 더욱 비중을 높여서 캠프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원론적인 대답만 되풀이하는 박근혜 후보의 치명적 한계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평소 박근혜 후보가 언론에 특정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얘기할 때 원론적인 대답만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다. 지난달 17일 제주도를 방문하여 신공항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제주공항의 신설·보강, 인프라 확충은 최대한 빠르게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하겠다” “실용적으로 해야 하는 만큼 어떻게 하는 것이 제주관광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인지, 신공항 건설이냐 기존 공항 확장이냐는 도민 여러분의 뜻을 전문가들이 연구해서 그 뜻을 따르도록 할 것이다”

또 이달 9일 부산을 방문한 박 후보는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국제적인 항공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정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사실 박근혜 후보의 지금까지의 공식적인 발언을 보면 어떤 지역이나 어떤 정책도 거의 비슷비슷한 ‘원칙론’만 언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정치권은 인적 네트워크만  관리하고 정치적 리더십을 유지하면 되었다. 하지만 이제 대통령 후보로서 각각의 사안에 대해 정치적 연륜에서 우러나는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 때 손석희의 시선집중 라디오 인터뷰 도중 감정적인 표현을 드러낸 바 있는 박근혜 후보가 과연 TV토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면서도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튼 이번 대선에서 단일화 이슈 외에 최대 변수는 TV토론이 될 것이다. TV토론 생방송 시간은 물론 그 이후에 SNS에서 언급되고 확산되는 이슈들을 어떻게 잘 만들어내고 통제하느냐가 후보들의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은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니 꼭 본방사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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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선 토론회의 진행자를 손석희 교수로 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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