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처구니 없는 도전의 시작은 단순한 전화 한통화로부터 시작되었다..
동네마트가 새로 오픈해서 저녁반찬거리 사러갔다가 오뚜기피자 한판이 3,890원 한다길래 올타구나하는 생각에 평소 피자를 좋아하는 동생이 생각나서 몇판사주려고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그리고 몇초도 지나지않아 무슨맛 무슨맛 몇판이라고 바로 주문이 들어오네;;
그때서야 깨닫은게 구미에서 대구까지 차로 운전해가도 1시간, 기차로가도 1시간 조금더 걸리는 거리인데 이 냉동피자를 어찌 가져간다고 사갈지 물어봤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이후로부터 냉동을 한시간이상 이동할수 있는 방법을 계속 인터넷 검색해보고 연구하고 하다가 주말이 다가올때 쯤에서야 차라리 내가 그냥 먹고 대구가서 몇판 사주는게 오히려 득일지도 모르겠다는 뒤늦은 깨닫음을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다..
금요일 오후부터 결국 생각해낸게 아이스크림을 담는 보냉주머니를 피자크기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우선 차량에는 구입한지는 몇년지났지만 여행을 가본적이 없어서 항상 실려있던 은박 돚자리가 있었고, 몇년전 공사때 나온 LED 조명등 보호용 스폰지가 몇장 있었다.
보냉주머니의 구조가 특이한게 있는가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몇시간해봐도 그저 속에는 스폰지, 겉은 은박지의 단순한 구조였다. 그럼 이 두조합으로 커버를 만들면 되겠고, 그럼 피자는 어떻게 담을지 생각하게 되었는데 차곡차곡 겹쳐서 쌓으면 3판이니 4*3 12센티정도 되는 두께로 만들수 있는데 혹시나 겉면만 차게되고 중간피자는 녹는게 아는지 걱정이 되어 피자판 사이에 드라이아이스와 얼음주머니를 채워보자는 생각에 또 열심히 주변에 드라이아이스 파는곳을 찾아봐도 없다.. 하기사 어느 개인이 드라이아이스를 필요로 할지;; 그다음 떠오르는 곳이 일년내 아이스크림을 먹을수 있는 베스킨**스가 떠올랐다.
바로 직장근처 판매점에 문의하니 판매용은 아니고 조금 남는 여분은 있으니 들리라고 하네, 점심때 잠깐 식사시간에 외출해서 매장에 가보니 하루전 가져가면 전부 기체로 변해서 보관이 어려울거라고 이야기한다. 내일 당일날 아침에 다시 오라고 한다.
자 그럼 드라이아이스는 어찌 해결했고 내일 아침 기차시간전에 상자 조립부터 드라이아이스 포장까지 해야하는데 계획이 실패할지도 몰라 스케치업으로 한번더 구석구석 조립상태를 점검해봤다.
그리고 이동 당일날 아침!
우선 매장에 가서 현금으로 드라이아이스 덩어리를 제법 구하고(원래는 개별 판매용이 아니다) 집으로 오자마자 상자 조립을 시작했다.
우선 전날에 미리 상자형태로 재단을 해둔상태라(미리 3M 접착제로 스폰지와 은박 돚자리를 붙여두었다) 바닥면에 첫번째 피자를 놓고 드라이아이스를 얹고 또 피자를 얹고 드라이아이스를 덮는 방식으로 피자 3판을 모두 준비한뒤 상자에 양면테잎을 하나씩 벗기며 냉기가 새어나가지 못하게 견고히 조립하기 시작한다.
제법 상자모양이 나오고 혹시나 미세한 틈새로 냉기가 셀까봐 투명테잎으로 한번더 이음새를 붙여주고 손잡이까지 만들어주었다.
3890원짜리 피자3판을 1시간이상 옮기는데 3천원짜리 은박돚자리와 3천원치 드라이아이스, 기타 부자재들이 들었다.. 차라리 이정도 차이라면 집근처 마트에서 피자를 사먹어도 되었을텐데... 대구 집으로 가면서 계속 이생각만 들었다 -_-;;
출발할때 온도도 체크하려고 속에 집어넣었는데 도착해서 과연 내부는 몇도일지 그게 제일 궁금했다. 드디어 개봉시작~
뚜껑을 따듯이 잘라내고 첫번째 피자를 뺀다음 온도계를 보니 습도 10%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 있었다. 때약볕 대구날씨에 한시간을 이동해도 이정도 상태라면 비교적 보냉주머니를 잘 만들었구나라는 자기위안의 생각을 혼자 해봤다... 그래 피자가 안녹았으면 됐지.. 그걸로 실험끝..
에필로그 동생은 그렇게 감흥도 없고 피자한판을 혼자서 흡입하고 본인은 혼자서 드라이아이스 보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 은박 돚자리의 뒷면을 이용하고, 스폰지를 안에 붙였다.
피자상자를 고정시킬 부품은(?) 종이판을 잘라 기둥형태로 만들었다. 나 스스로 생각하는거지만 궁할때 회전하는 이 잔머리와 집요함을 공부할때 120% 활용하면 지금쯤 뭐하고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 짜잔 요렇게 전날 저녁까지 미리 준비해두었다. 내일 여행갈때 안에 상자를 넣고 냉기가 안빠지게 잘 꽁꽁싸매면 된다.
▷ 한판넣고 드라이아이스 넣고 또 넣고 넣고해서 상자 모양을 만들었다. 중간에 술안주도 보인다..
▷ 출발전 잠시 상온에 두었더니 영상 5.7도를 가르킨다. 상자에 넣고 이동 준비 끝.
▷ 짜잔~! 집에와서 바로 상자 해체를 해본다. 온도계는 영하 25도까지 내려가 있었다. 피자는 냉동실에 있을때보다 더 튼튼하게 얼었다;;; 드라이아이스 대박!!
▷ 아침에 담아둔 녀석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었다. 형태로 보면 한 2박3일 넘게 냉동상태를 유지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도전은 안하기로 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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